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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빈집에서 겨울나기 - 시작시인선 497
저자 전은주
출판사 천년의시작
출판일 2024-02-28
정가 11,000원
ISBN 9788960217546
수량

시인의 말

제1부 칼의 노래

외벽 닦기 13
돌개바람 14
터 잡기 16
꿈꾸는 방 18
장작 패기 20
칼의 노래 22
팬플룻 24
산불 25
왕십리 전철역 26
사냥꾼 28
어부의 노래 29
어허이, 허이 30
나는 누구인가? 31
빈집에서 겨울나기 32
누가 비를 맞지? 34
쉬잇! 35
길 따라 가며 36
액막이연 38

제2부 그래도 외롭단다

봄날, 슬픔 41
그대가 그린 수채화 42
이른 봄의 노래 43
들고양이 44
하늘소의 꿈 45
다리를 저는 어둠에게 46
그래도 외롭단다 47
고양이를 위하여 48
배 띄우기 49
비명 소리 50
삼각파도 51
새야, 새야 52
겨울이 오면 53
새벽 노래 54
편지 55
새벽 새 56
떠돌이 혼 57
자객에게 58

제3부 사라진 것들을 위해

슬픈 풍경 61
엄마의 귀향 62
외삼촌 64
바람에게 66
청산리 사람들 67
해란아! 70
할배의 귀향 71
아침이 왔다! 72
잡초 솎기 73
사라진 것들을 위해 74
대림동 12번 출구 76
눈 오는 밤 77
바람의 눈물 78
연길 여자 79
한밤중 80

제4부 시린 강

슬픈 이야기 83
아버지 84
우울한 밤 85
곧은 낚시 86
밤의 호롱 87
바람의 이주 88
그해 겨울 89
삼우제 90
겨울 바다 91
물독 92
뒷간 93
낯선 고향 94
빈 고향 95
무릎 통증 96
시린 강 97
꿈과 잠 98
새로운 고향 99
그대, 강에게! 100

산문 - 정감情感이 여는 세계 101
시인의 말

빈집은
왜 빈 채로
거기 있을까?

추천사

전은주의 시적 경험은 옹색한 한반도를 넘어 그가 나고 자란 고향 북간도를 품고 있다. 그는 그곳에서 만난 순수 원형을 향해 끝없이 회귀하려는 열망을 가지고 시를 써 간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겨울바람 타고,/ 의상義湘처럼/ 혼자” 그곳을 떠나 ‘빈집’으로의 여행을 수행하고 있기도 하다. “고향집 문어귀에 앉아/ 아버지를 기다리던/ 저문 골목길”을 떠나 “어느 마을에 가도/ 혼자 잠들지 못하는/ 빈집”으로 옮겨 온 것이다. 하지만 그의 마음 한편에는 여전히 “파도 위에서 흔들리는/ 저 빈 배 같은” 아버지의 뒷마당처럼 늙어 버린 고향이 선연하게 남아 있다. 이러한 이향離鄕의 삶은 “북간도 벌판 너머/ 손톱으로 가슴 할퀴던/ 그 그리움”을 자산으로 하는 회향懷鄕의 과정을 지나, 어떤 정신적 고처高處를 지향하는 ‘또 다른 고향’으로의 성숙한 귀향歸鄕 단계를 지나가고 있다. 하지만 어찌 그 애틋하고 아름다운 시편들 속에 고향 마을 샛강처럼 고요하게 흐르는 그리움마저 사라졌겠는가? 그 그리움의 힘이야말로, 눈부신 햇살 속에서 실루엣을 드러내는 모과나무처럼,
‘시인 전은주’의 항구적인 존재론적 기원이자 궁극이 되어 줄 것이 아니겠는가? 첫 시집에 담긴 쓸쓸한 아름다움과 그것을 떠받치고 있는 서정적 기품에 한없는 응원을 보낸다.

책 속에서

산불 ―빈집 59

천지 사방이 불타오를 때
나무는 어떤 기도를 할까?
밑둥치부터 불타오를 때
그리운 것 혹 그리워할까?
잔 나무, 잡풀들은
기도할 틈도 없이
이 환난의 불에 휩싸이는데
이 세상 불구덩이에서
나는 지금
어떤 시를 써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