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에 숨은 집과 세 나무 인형이 그려내는 자연스러운 삶의 은유
브루노 할아버지가 만든 나무 인형 메이지, 랠프와 위너커는 할아버지의 새로운 가족이 된다. 셋이 함께 창턱에 앉아 정원과 집을 지켜보며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할아버지가 떠나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그렇게 세 나무 인형은 아무도 없는 집에 남게 된다.
나무 인형의 감정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말 그대로 나무 인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의 흐름을 보여 주는 외부 풍경과 서정적인 문장을 통해, 독자는 세 나무 인형의 감정을 짐작하게 된다. 브루노 할아버지가 떠나고 다시 돌아오지 않는 장면은, 나무 인형과 달리 흐르는 시간 속에 살아가는 생명의 자연스러운 마지막을 은유하고 있다. 계절이 갈수록 집은 사람의 온기를 잃고 정원의 풍경은 한층 더 쓸쓸해진다. 하지만 여전히 나무 인형의 표정에선 드러나지 않은 감정이 이러한 이미지와 대조되어 서사는 더욱 짙어진다.
겨울이 지나 봄이 오고, 새로운 가족이 집과 세 나무 인형을 찾아온다. 집을 다시 꾸미고 빛바랜 나무 인형을 다정하게 색칠해 주는 장면은 새로운 만남과 따뜻함을 선사한다.
고요하고 섬세한 풍경의 일러스트가 빚어내는 신비로운 분위기
『숨어 있는 집』의 그림 작가 안젤라 배럿이 다루는 구성과 빛, 색상은 19세기 명화를 떠올리게 한다. 수채화 물감으로 섬세하게 그려진 집과 풍경의 묘사, 기이할 정도로 사실적인 나무 인형의 일러스트가 작품 속에서 조화롭게 자리한다.
안젤라 배럿은 어린이책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섬세하고 사실적인 일러스트를 그리는데, 배럿은 자신이 그 위에 일부 인물의 비율이나 원근법을 의도적으로 왜곡하여 감정을 고조시킨다고 말했다. 이러한 감각은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며, 《가디언》은 배럿의 일러스트에 “고요함과 강렬함이 공존한다.”라고 평했다.
겨울이 찾아오고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점점 자연 속으로 숨는 집의 모습은 나무 인형의 감정을 극대화한다. 이러한 쓸쓸함은 어둡고 짙은 녹색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