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현실 묘사, 도발적인 캐릭터와 블랙유머, 폭주하듯 거침없는 전개
종횡무진 스토리텔러 김달리 작가의 대혐오 시대를 향한 저격!
영화와 소설을 넘나드는 스토리텔러 김달리 작가가 신작 장편소설 『렉카 김재희』로 돌아왔다. 독립영화 「양해의 닭다리」, 「한나 때문에」를 연출하고 장르소설 『이레』, 『밀림의 연인들』, 「플라스틱 세대」 등을 집필하며 자신만의 궤적을 그려오던 그가 이슈 몰이 유튜버, 일명 ‘사이버렉카’의 이야기를 써냈다. 거짓으로 혐오를 확산하는 온라인 폭력을 저격하는 한편 그 중심에 선 사이버렉카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인간의 양면성에 대해 치열하게 고찰했다. 『렉카 김재희』는 지독한 현실 묘사, 도발적인 캐릭터와 블랙유머, 폭주하듯 거침없는 전개로 유튜브 알고리즘처럼 끝없이 보는 이를 흡인하는 고자극 소설이다.
안녕하지 못한 구독자 여러분, 저도 안녕하지 못한 사악니입니다.(37쪽
150만 유튜버인 사악니는 매번 같은 오프닝 멘트로 영상을 시작한다. 그의 콘텐츠는 언제나 누군가를 비방하는 내용이기에 그의 인사는 아이러니하다. 사회가, 현실이 안녕하지 못하니 그렇게 말하는 걸까? 나아가 자신이 활동하는 이유가 그것을 바로잡기 위해서라고 정당화하려는 걸까? 그럴 리가. 자신의 콘텐츠가 타인의 안녕을 파괴한다는 것을 스스로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테니 그의 인사는 기만에 불과하다. 그렇게 누군가의 평화를 박살 내던 그의 일상은 어느 날 갑자기 무너진다. 처음 만난 여캠 BJ ‘불체자’가 의문스러운 정황을 남긴 채 자살하고, 다툼을 벌이던 200만 유튜버 ‘두환이’가 처참하게 죽은 광경을 목격한 것. 주변인이 차례차례 죽어가자 그는 경쟁 유튜버와 구독자에게 살인범으로 몰린다. 그는 왜 난데없이 죽음의 늪에 빠지게 된 걸까? 이 소설은 인간 김재희가 사악니로 활동하며 타인뿐만 아니라 스스로의 안녕까지도 파괴해왔다는 것을 깨닫는 과정이기도 하다.
갑작스러운 질문에 재희도 궁금해졌다. 자신이 누구인지. 가십거리로 돈을 버는 데 눈이 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