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시 5
하나 9
별을 헨다 9
둘 19
슬기로우려면 19/이름 없이 25
셋 35
불타의 깨달음 35/노자와 공자 41/유무 역전 51
넷 59
낮은 자리에서 59/서로 다른 길 66/질병은 스승이다 71/농민 대등론자 85
다섯 97
대등철학의 전개 양상 97/있는 것들의 관련 110/나귀와 함께 115/수목과 더불어 119/벌레의 즐거움 125
여섯 131
미천하다는 처녀 131/여성의 위상 136/억압 풍자 141
일곱 147
초기 기독교의 성자들 147/ 프란치스코 151/진감국사 156/이슬람 수행자들 163
여덟 169
가잘리의 반성 169/카비르의 깨달음 176/비베카난다 182
아홉 197
남월은 어떤 나라 197/중세 재인식 204/대등한 역사 211/민족사관을 넘어서야 215/무국시인 223
열 233
남루한 승려 233/성과 굴 236/황건적을 어떻게 242/곡식이 소중하다 247
열하나 253
도롱이 노인 253/나무 심기 257/자리 짜기 261/고생하는 사람들 264
열둘 285
웨일스의 노래 285/웅대하고 힘찬 시 293/아프리카의 반론 300/해방을 위하여 305/대등의 유대 314/우리는 모두 317
열셋 323
운영은 말한다 323/처참한 사연 328/남장 여인 333/어리석다는 여자 338
열넷 347
비천·천사·선녀 347/서쪽의 드라헤와 동쪽의 용 356/위대하다는 고전 뒤집기 365/아버지와 딸, 아주 다른 관계 372/두 목소리 380
열다섯 385
도전과 보은 385/공중에서 땅위로 390/오징어 게임 398
열여섯 405
희극은 대등연극 405/칼레바라 425/서사시론의 차등과 대등 444
열일곱 497
떳떳한 노인 497/어떻게 살 것인가? 504
폐막 시 507
시와 이야기로 만나는 대등론의 본질과 심연
별 헤듯 읊조리는 거장의 노래, 삶과 존재를 되묻다
거장이 이끄는 세계의 모든 노래와 서정 가득한 여행. 조동일 교수가 ‘대등론’으로 동서고금의 문학, 역사, 사상을 엮어 존재 본연의 길을 튼다. 도롱이 노인의 풀피리는 홀리듯 생사, 남녀, 시공, 동서를 넘나들며 까마득한 길로 이끈다.
대등철학의 심화
《대등한 화합》(2020에서 처음 제기한 대등론은 이 책에서 철학적 기반과 발전 단계를 갖추어 심화·체계화된다. 노자의 무명·무위, 기일원론이 대등론의 철학적 기반이며, 서경덕과 임성주, 최한기 철학을 분석하여 대등론이 만물대등에서 만생대등, 만인대등생극론으로 전개됨을 밝힌다. 서두에서 저자는 윤동주 〈별 헤는 밤〉으로 만물과 만생대등을 시적으로 보여 준다. 저자의 시 가운데 〈나·풀·별〉은 만인·만생·만물대등을 넘어 세 존재의 얽힘과 윤회를 노래한다. 특히 〈질병이 스승이다〉는 대등론이 어떻게 우리네 삶과 불가분인지 깨닫게 한다.
문학으로 만나는 대등론
이 책 전체에 걸쳐서 만물과 만생, 만인대등의 예로서 세계의 시와 소설, 수필, 전기 등 이야기가 펼쳐진다. 고즈넉한 시조에서 자연물과 하나되는 만물대등을 엿볼 수 있다면, 잔잔한 수필에서는 나귀, 수목, 벌레(미물 등 만생대등을 느낄 수 있다. 만인대등의 비중은 상당히 높다. 차등의 현실을 남녀관계, 권력관계 등으로 나누어 차별에 항거한 시, 풍자문학, 성자전 등을 동서고전을 넘나들며 들여다본다. 더하여 저자는 자신의 시를 여럿 읊어 감흥을 전한다. 여기 저자의 시 〈구름〉에서 만물대등의 예를 만나보자.
구름
하얀 구름 가벼워
높이 떠 있다가,
색깔이 짙어지면 품위 잃기 시작한다.
세력 불려 패권 장악
이런 뜻은 전혀 없고,
무게가 늘어나면 잘못된 줄 알아차린다.
하늘을 온통 가리는
잠깐 실수 뉘우치고,
참회하는 눈물이 되어 아래로 내려온다.
제 몸을 헐어내어
온갖 생명 살려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