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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아버지의 용접 인생 : 항만 도시 가오슝 노동자들의 일과 삶 - 아시아 총서 47
저자 셰쟈신
출판사 산지니
출판일 2024-02-28
정가 22,000원
ISBN 9791168612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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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판 서문
들어가며_공부 안 하면 나처럼 돼

프롤로그_온실에서 자란 노동자의 딸
1장 활기찬 타이완 경제의 적혈구
나의 가오슝시 샤오강구
추레라 이모저모
타이완 추레라 산업의 흥망성쇠

2장 고향을 떠나 도제의 길로
불법 운행 버스를 타고 타이둥으로
견습생의 일과 일상
견습공이 받아야 했던 두 가지 수업

3장 숙련공, 생존의 여정
반숙련공은 어떻게 기술을 연마할까
인맥 관리가 중요해
이직, 전업과 누스페어

4장 기술이 왕도다
추레라 공장의 형태와 숙련공 취업 방식
숙련공, 기술을 믿는다
숙련공의 ‘철밥통’

5장 숙련공이면 충분해
숙련공과 사장
까만 손은 사장이 되고 싶지 않아

6장 나처럼 되지 마
아부지 뭐 하시노?
자녀의 출세를 바라는 숙련공

에필로그_‘좋은 직업’은 무엇일까?

번외: 두 명의 숙련공이 지탱한 나의 집
아버지의 식탁
가훈-근검절약
철공 전문가, 스스로 가구를 만들다
농촌 가정의 장녀로 살았던 어머니
가족을 지켰던, 가정의 숙련공

후기: 평판 트레일러 제작업자 중 씨의 어떤 하루
사진: 추레라 숙련공의 작업 현장
눈부신 경제성장의 반석, 용접공들의 과거와 현재

타이완은 경공업 수출에서 시작해 여러 방면에서 고속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고속 발전은 노동자들, 특히 조선, 해양, 석유화학, 건축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필수 인력인 용접 기술자들이 이루어낸 성과였다. 그러나 현재, 용접공들이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산업을 지속할 신규 인력 유입이 줄어들고, 공장들도 폐업하고 있다. 기존의 숙련공들의 은퇴에 따라 전체 인력 또한 크게 줄었다.

저자는 어느 한 추레라 공장의 마지막 영업 날을 기록하며 용접공과 가오슝의 추레라 산업이 직면한 고비를 드러낸다. 원가 상승과 후계자 문제로 점차 사라지는 소형 공장들, 몇몇 대형공장으로 집중되는 주문, 변화하는 법 등등. 용접공의 입지가 줄어드는 것은 시대와 주류산업이 변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학력과 기술에 대한 타이완 사회의 가치, 노동에 대한 인식도 원인 중 하나일 것이다.

저자는 폐업을 앞둔 추레라 공장 곳곳과 용접 작업 장면을 촬영했고 화보로 실어 현장감을 전한다. 그럼으로써 타이완 경제성장을 이루어냈고, 자기 기술을 믿고 여전히 일하고 있는 숙련공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공부 안 하면 나처럼 까만 손이나 될 거야.”

용접공 아버지는 자신의 기술을 자랑스러워하면서도 어린 딸에게는 “공부 안 하면 나처럼 까만 손이나 될 거야.”라고 말했다. 아버지의 작업복은 가족의 옷과 별도로 세탁해 다른 공간에서 건조시켰고, 식탁에서도 아버지의 일이 대화 주제로 오른 적은 없었다. 일터에서 돌아와 딸을 학원에 데려다줄 때면 반드시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은 후 나섰다. 이 모든 것은 당신 삶의 형태를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으려는 부모님의 결심 때문이었다.

이러한 성장과정 속에서 자란 저자에게 아버지를 표현하는 단어인 ‘노동자’, ‘기름때 묻은 까만 손’ 등은 어느새 우수한 학업으로 극복해야 할 대상이 되고 말았다. 그래서 저자는 아버지의 노동으로 삶을 영위하면서도 노동하는 아버지를 동경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