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키 하루오가 그려낸 풍부한 세계와 치밀한 논리!
『교수상회』는 현지는 물론 국내 추리소설계를 놀라게 한 『방주』의 작가인 유키 하루오의 데뷔작으로 2019년 제60회 메피스토상을 수상했다. 유키 하루오는 컬트 종교를 신봉하는 가정에서 태어나 십 대 시절 가족들과 관계가 악화했고, 모두가 중고등학교에 다닐 때 자신은 독서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그 당시 특히 다이쇼 시대(1912~1926부터 제2차 세계대전 전후를 배경으로 한 소설을 즐겨 읽었다고 한다. 가까운 듯하지만 오늘날의 감각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상식이나 풍습, 고뇌가 작품 속에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교수상회』는 다이쇼 시대의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일본은 1868년 메이지 유신으로 근대화에 성공했으며 그로부터 약 50년 후에는 서양 문물이 정착해 의식주는 물론 생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다. 가령 서양식과 일본식을 혼합한 건물과 의복이 유행하고 커틀릿의 일본 버전인 가쓰레쓰가 식탁에 오르기 시작했다. 승합마차와 함께 전철과 자동차가 사람들을 실어나르고, 크레센트 필러가 달린 만년필과 타자기 등과 같은 고급 물품도 등장했다. 이러한 일상적 측면에서의 변화와 더불어 사회적 분위기 역시 변화하는데, 가령 노사 갈등에서 비롯된 파업, 사회주의 무정부주의 등이 가시화되는 현상 등이 그러하다.
유키 하루오는 이러한 시대상에 매력을 느껴 이를 본격 미스터리에 접목하려고 했던 듯하다. 여러 요소를 활용해 다이쇼 시대를 재현하고, 그 시대에서만 성립할 법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복선과 단서를 제시한다. 줄거리를 간략히 서술하자면, 비밀 결사인 ‘교수상회’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무라야마 박사가 살해당하고, 범인을 찾는 과정에서 수사는 난항을 겪는다. 유족은 어째서인지 삼 년전 무라야마 저택을 털었던 도둑에게 사건을 의뢰한다. 졸지에 전 도둑은 탐정이 되어 이 사건의 수수께끼를 하나하나 풀어나간다. 이렇게 작품의 후반부까지 차근차근 나아가다가 막바지에 이르러 미스터리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