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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정체불명입니다 래 마리즈 장편소설
저자 래 마리즈
출판사 우리같이
출판일 2012-10-01
정가 11,000원
ISBN 978899676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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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X 스타트
1 자살하는 법
2 악성 광고
3 트릭당
4 패거리에 입성하다
5 와이어드
6 보고 듣다
7 로그아웃하다
8 꼬리표, 그게 바로 너
9 증거 조립
10 흑기술 강연
11 비밀 네트워크
12 친구니까 범인
13 집단 쇼핑
14 유행 제조기
15 떨어지는 떨림
16 마지막 웃음
17 계약 조건
18 은밀한 메시지
19 AAA세대
20 훔치고 싶은 입술
21 요주의 인물
22 절친 사이
23 그들만의 파티
24 미안하다는 말
25 좌표
26 워 게임
27 최악의 사태
28 반항을 팔다
29 다가오는 제3자
30 네 친구를 알라
출판사 서평
세상은 거대한 눈동자.
실눈을 뜨고 우리를 엿보고 있다. 우리를 감시하고 있다.
소름 끼치지 않느냐고? 전혀. 우리는 주목받는 걸 좋아한다.
나는 열다섯 살이고 게임학교에 다닌다. 사람들은 나를 키드라 부르고 인터치에서도 그렇게 불린다. 인터치는 게임학교에 등록될 때 아이디카드와 함께 제공받은 것이다. 게임학교 개장 시간에 맞춰 아이디카드를 긋고 입장하면, 게임학교로 개조되기 전엔 쇼핑몰이었던 건물 벽에 걸린 첨단 스크린에서 각종 수업과 층별 작업실 광고를 쏟아낸다. 입장하면서 자동으로 켜진 인터치에 뜨는 광고는 훨...
세상은 거대한 눈동자.
실눈을 뜨고 우리를 엿보고 있다. 우리를 감시하고 있다.
소름 끼치지 않느냐고? 전혀. 우리는 주목받는 걸 좋아한다.
나는 열다섯 살이고 게임학교에 다닌다. 사람들은 나를 키드라 부르고 인터치에서도 그렇게 불린다. 인터치는 게임학교에 등록될 때 아이디카드와 함께 제공받은 것이다. 게임학교 개장 시간에 맞춰 아이디카드를 긋고 입장하면, 게임학교로 개조되기 전엔 쇼핑몰이었던 건물 벽에 걸린 첨단 스크린에서 각종 수업과 층별 작업실 광고를 쏟아낸다. 입장하면서 자동으로 켜진 인터치에 뜨는 광고는 훨씬 더 노골적이다. 게임학교 스폰서들이 부추기는 오늘의 활동에 접속할 때도 있지만 나는 주로 개방 작업실에서 공부한다. 모두가 지켜보는 라운지에서는 스폰서들의 귀염둥이요 브랜드 모델인 패션 파시스트당이 언제나처럼 게임학교 전체 분위기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브랜드 따위에 별 재미를 못 느끼는 나는 하늘로 날아오르는 새들을 바라보다가, 5층 난간에서 사람이 떨어져 내리는 걸 목격한다.
시뻘건 핏자국을 보고도 아이들은 사진만 찍고 만다. 단짝인 아리는 그 자살 사건을 학교에서 주최한 홍보용 깜짝쇼 정도로 여긴다. 그 사건을 검색하고 ‘정체불명’이 전하는 메시지를 확인한 뒤에도 아이들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나를 괴롭히는 건 ‘정체불명’ 영상이 아니라 그걸 본 아이들의 반응이다. 무반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