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의 말
어떻게 걷고 있나요?
한 걸음 Step1
걸음, 인류를 인류답게 만든 특성
(인터뷰 산티아고 순례길을 반대로 걸어가는 존재, 네임리스 원
(다면인터뷰 아시아의 출근길과 산책길
터벅터벅 걷는 존재
두 걸음 Step2
밀림 속으로 사라진, ‘크메르 로드’
온몸으로 걷는 사람들
(인터뷰 생태통로, 생명의 전략적 요충지
우리가 모르는 사이, 길이 모여 도시가 된다
세 걸음 Step3
스트릿 푸드의 천국, 동남아시아
다양한 사람의 다양한 이동을 포용할 수 있는 도시로
살아+가다
본격! 아시아의 지팡이 도감
네 걸음 Step4
신발을 벗어라, 네가 선 자리는 거룩한 곳이니
(인터뷰 미래를 걷는 기술
(인터뷰 걸음걸이로 찾아내는 해답
걷는 좀비, 뛰는 좀비
맺는 말
편집자의 말 중에서
“존재했어?” 불현듯 던져진 이 질문은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에 나오는 말이다. 책을 읽던 나는 마치 내게 그 질문이 던져진 듯 당황하였고, 내가 존재했는지 저절로 생각에 빠지게 되었다. 단순히 있음으로 존재한다는 것이 아니라 나다움으로 존재해야 함을 의미하는 이 질문은 길을 잃고 방황하며 헤매는 순간들을 거치더라도 온전히 나로 있을 수 있는 이가 되어야 한다는 이어령 선생의 충고이다.
동사 ‘걷다’는 땅에 발을 붙인 인간이 올곧이 서서 땅과 관계를 맺고 나아가는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갓 태어난 아기는 부모의 보살핌에 의지해 지내다가 뒤집기를 하고 기는가 하면, 어느 순간 갑자기 첫 걸음을 뗀다. 그 순간 부모는 마치 놀라운 광경을 본 듯 환호하고 아이의 성장을 기특해한다. 세상에 첫발을 딛는 순간, 아이가 온전히 자기 힘으로 서서 걷는 그 순간에 말이다. 그렇게 시작된 우리의 걸음은 생이 끝나는 순간까지 이어진다. 결국 평범하게 지속되는 삶 자체가 방황하는 우리의 걸음이 쌓여가는 것임을, 그런 의미에서 ‘걷다’는 ‘존재하다’의 다른 표현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