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시중에 기초 통계학 교재는 이미 충분하다. 그럼에도 또 하나의 교재를 추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 책을 집필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정성을 투입했다. 고만고만한 책을 하나 더 얹을 뿐이라면 그렇게 많은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없었다. 아니, 애초에 집필을 시도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기존 교재들에서 부족함을 느끼고 아쉬움을 가져서 이 책을 집필했다. 기존 교재들과 차별화되는 이 책의 특징들은 대강 다음과 같다.
통계학의 기본원리 이해에 중점을 두었다
이 책은 기초통계학 교재다. 기초통계학이라면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 처음 기초를 배운 고등학교 통계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떠올려보자. 대강 순열조합, 정규분포, 신뢰구간추정 같은 것이 기억날 것이다. 하지만 그뿐이다.
이런 것들이 왜 어디에 어떻게 사용되는지는 모른다. 물론 고등학교 공부의 상당부분은 그저 대학입시를 위한 것이긴 하다. 하지만 대학에서 배우는 것이라면 좀 달라야겠다. 나는 기초통계학을 배운 것이 단지 ‘한 학기 수강하고 학점 받고 나면 끝’에 머물러서는 곤란하다고 생각한다.
어느 학문 분야든 ‘기초’를 가르친다면 공통으로 갖춰야 할 것들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해당 학문의 기본원리를 확실히 이해하게 만드는 것이다. 확실히 이해한다면 기본원리를 구성하는 논리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그 원리가 실제에서 왜 어디에 어떻게 활용되며 이의 한계는 무엇인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테면 통계학에 대한 설명이라면 “통계학의 기본원리는 이런 것인데 말이야, (… 이런 경우에는 이 방법을 적용하는데, (… 이런 점들이 한계라고 할 수 있지.”라고 1시간 동안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 ‘기본원리의 확실한 이해’라는 면에서 보자면 기존 교재의 다수는 미흡하다. 각종 기법을 나열하고 적용법을 소개하고 있지만 각각 파편화되어 있다. 기본원리를 바탕으로 전체가 일관되게 구성되어 있지 못하다.
이 책은 각 장이 일관된 흐름을 갖고 서로 연결되면서 순서대로 통계학의 기본원리를 구축해 가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