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봄날은 울렁거린다 | 13
느닷없이 애플파이 | 14
불꽃놀이, 불꽃놀이 | 16
시차 적응 | 18
뜯긴 거미줄 | 19
비누의 시간은 남는다 | 20
오! 먼지 | 21
들켰다 | 22
기원으로 출근하는 남자 | 24
비겁함과 부질없음의 사이 | 26
흐르지 못한 피 | 28
혈서 | 30
침묵으로 말하는 사이 | 31
바람이 운다 | 32
죽비를 들고 | 34
낙타커피 | 36
대답 없는 아내 | 38
2부
순서대로 읽을 필요는 없어 | 41
무슨 말을 남길까 | 43
(그 경계―앤디 워홀의 타임캡슐 | 44
(그 경계―무엇을 숨겼나 | 45
(그 경계―어머니의 서랍 | 46
(그 경계―마음 띄우기 | 47
(그 경계―뿌리 내릴 곳 | 48
어루고 달래서 | 50
잊지마, 신발 | 51
행복한 소일 | 52
비워내기 | 54
즐거운 식탁 | 56
당신 참 장해요 |58
장엄미사 | 59
첫눈이 온다고 | 60
철렁! | 61
프로필 사진을 다시 찍다 | 62
3부
나의 명상법 | 67
머리카락 한 올 때문에 | 68
우주를 헤엄치는 문양을 새기고 | 69
없는 입 | 70
시, 너라는 종교 | 71
딱, 한나절만 호갑투 | 72
이모티콘에 대한 감정 | 74
1인분의 자리 | 75
바람의 발자국 | 76
오방신장무를 춰 볼까 | 78
연필로 쓰기 | 79
황홀한 작별 | 80
탓은 한쪽으로 기울지 않아요 | 81
어둠의 배후 | 82
7월의 악어 | 84
인연 | 86
봉숭아꽃 | 87
4부
신사와 닭발의 꿈 | 91
한잔으로 기울다 | 92
그런 떨림, 그런 메마름 | 94
거룩한 등| 95
엄마가 보인다 | 96
때문에, 때문에 | 97
거미의 생각 | 98
그 집 앞에 멈춰 섰다 | 100
누군가의 팬이 되어 | 102
닫힌 귀 | 014
비백飛白을 읽고 | 105
그 섬에 가고 싶다 | 106
후
시인의 말
강산도 변한다는
그 10년이
아득한 줄 알았더니
고작 10년이고
고작인 줄 알았더니
아득한 10년이다
그동안 많은 것을 잃고
많은 것을 얻었다
받은 사랑도 깊다
오늘이
내 생의 마지막이어도
그저 감사할 뿐
2024년 2월
김정인
추천사
김정인 시인의 시는 겸손하고 겸허하다. 그의 시는 인간에 대한 사물과 자연의 사랑을 쓴 시다. 사물과 자연이 인간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고 어떻게 사랑하는가를 섬세하고 다양하게 보여준다. 그 사랑은 너무나 충만해서 자신만의 독창성을 이루고 삶의 비의(?義에 가닿는다.
그는 “구멍 나고 뜯겨나”간 자신의 인생을 “잘려나간 거미줄”에서, “손끝 갈라 터진 어머니의 시간”을 스스로 닳아 없어지는 “비누의 시간”에서, “어제의 나”와 “내일의 나”라는 존재의 가치를 “슬픈 내 흔적”인 먼지에서, 이루고 싶은 내 인생의 만다라를 “금강경으로 펼쳐”지고 “반야심경으로 쏟아”지는 밤하늘 불꽃놀이에서 완성하고 깨닫는다.
이렇듯 그의 시는 삶의 부정보다 긍정에 가닿아 자연과 사물이 인간에게 지닌 사랑의 모성성을 보여준다. 인간을 사랑하는 사물과 자연에 대한 감사와 긍정, 그것이 김정인 시의 본질이다.
__ 정호승(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