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암호라면 풀어 보고 싶다.”
쪽지를 펼친 순간,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가 시작된다!
누군가 10년 전 대출한 책이 발견된다면 어떻게 할까? 소설 『힌트, 하늘을 나는 교실』은 우연히 찾은 책으로 얽히고설킨 사건을 주고받으며 섬세하게 진행된다. 모모세가 재미로 시작한 암호 풀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의도치 않게 어두운 이면을 건드린다. 작품은 다른 이의 상처를 살필 줄 아는 방법을 말해 주기도 한다. 청소년은 학교에서 하루 절반 이상의 시간을 보낸다. 주인공 모모세는 생활의 일부였던 배구부를 관두고 이제는 큰 키가 쓸모없다고까지 느낀다. 거기다 노아고등학교 최대 행사인 ‘체육 대회’조차 부상으로 참가하지 못한다. 졸업을 앞둔 시기인 만큼 진로나 미래에 대한 고민이 앞선다. 그러던 중 발견한 수수께끼 암호는 갑갑한 일상에 균열을 준다.
내 키는 확실히 보통 남학생보다도 크다. 178센티미터라 사람들 눈에 잘 띄다 보니 학교나 복잡한 길에서 기꺼이 이정표가 되기도 했다. 솔직히 초등학교 때부터 살다시피 한 배구 코트를 벗어나면 큰 키가 도움이 된 적은 없다.
-p.14
처음 봤을 때 ‘혹시 암호?’ 하는 마음에 피가 끓어올랐던 건 조금 전 사쿠타로와 셜록 홈스 얘기를 해서인지도 모르겠다. 이 문장이 무얼 의미하는 건지는 몰라도 ‘토댄을 부숴 버려’라는 다소 난폭하면서도 직설적인 말이 토댄은 물론 체육 대회에 전혀 참가할 수 없는 나의 울분을 풀어 주었다. 주눅 들기만 했던 마음에 뜨거운 불을 지핀 것이었다.
-p.29
문득 사사노 씨와 관련된 일에 대해 완강히 모른다고 일관했던 가즈미 선생님 얼굴이 떠올랐다. 나는 이미 누군가를 상처 입히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자 갑자기 무서워졌다. 나의 마음을 꿰뚫어 본 듯 이부키 씨가 물었다.
“모모세, 이래도 수수께끼를 풀 건가?”
-p.120
모모세는 당차면서도 솔직한 인물이다. 독자 시점에서 봐도 주인공의 솔직담백한 모습에 마음 가기도 한다. 거기에 자신의 상황을 정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