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1부 매듭 엮기
1. 선과 덩이
2. 문어와 말미잘
3. 객체 없는 세계
4. 물질, 몸짓, 감각, 정서
5. 매듭과 이음매에 관하여
6. 벽
7. 산과 마천루
8. 지면
9. 표면
10. 지식
2부 날씨에 스며들기
11. 회오리바람
12. 길을 따라가는 발자국
13. 바람-걷기
14. 날씨-세계
15. 대기; 분위기
16. 매끄러운 공간에서 부풀어 오르기
17. 휘감기
18. 하늘 아래에서
19. 햇빛과 함께 보기
20. 선과 색
21. 선과 소리
3부 인간하기
22. 인간이라는 것은 하나의 동사이다
23. 인간 발생론
24. 하기, 겪기
25. 미로와 미궁
26. 교육과 주의
27. 복종이 이끌고 숙련이 따른다
28. 하나의 삶
29. 사이-안
30. 선들의 조응
옮긴이의 글
참고 문헌
찾아보기
≪모든 것은 선을 만든다≫는 사회 인류학을 비롯한 근대 사회과학이 부딪히는 근본적인 한계를 지적하고 대안을 모색했던 인류학자 팀 잉골드가 60세에 이르러 30년간의 연구를 집대성한 3부작 중 하나다.
덩이와 블록, 체인, 컨테이너로 보았을 때 설명할 수 없던 것과 드러나지 않았던 것들을 선과 매듭으로 읽어내며 벽, 산과 마천루, 지면 …… 존재와 생명을 이야기한다. 나아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날씨와 대기를 선으로 풀어내면서 매질로서의 공기와 빛, 소리의 감각을 가져온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선의 관점에서 인간의 의미에 대해 묻고 동사로서의 인간, 선으로서의 삶과 교육에 대해 논한다.
방랑자의 걷기를 닮은 이 책은 인류학을 바탕으로 생태학, 건축학, 기상학, 미학, 사회학 등의 방법론적 융합을 통해 지구 주민의 존재론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선과 매듭
선과 매듭으로 생각했을 때 보이는 것이 있고 설명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저자는 학문의 정의와 범주부터 재검토한다. 생태학은 유기체와 환경에 관한 연구로 정의해왔고 그 속에서 유기체는 껍질과 피부에 에워싼 덩이를 전제로 한다. 그러나 덩이만으로 살아갈 수 없다. 실제로 생명은 덩이와 선의 조합이며 선이 있어야, 그 선이 다른 선과 만나야 생명이 시작된다. 저자는 군집과 같은 초유기체를 모델로 하는 사회 개념을 비판하면서 덩이의 원리에 기초하는 한 생태학과 마찬가지로 사회학은 살아가는 존재들 간의 관계라는 진정한 의미를 밝힐 수 없으며 선의 관점에서 사회적 삶이란 서로 활기를 불어넣는 생명 활동임을 말한다.
그에 따르면 우리 눈에 선들이 엮어가는 그물망의 세계가 보이지 않는 이유는 블록, 체인, 컨테이너 등 분절된 덩이의 메타포가 세계를 압도해왔기 때문이다. 단절과 파편으로 귀결되는 것들은 기억이 없다. 낱개의 체인 고리가 풀리면 체인이 어디에서 어떻게 걸려 있었는지를 기억하지 못하지만 선은 매듭에서 풀려도 매듭의 형상을 기억한다. 선들은 과거의 연결 기억을 형상으로 남겨두며 그 상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