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글러스 애덤스의 유머와 날카로운 인문학적 통찰을 느낄 수 있는 기행문학의 숨은 걸작!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로 영국의 국민작가 반열에 올라 바쁜 나날을 보내던 더글러스 애덤스는 어느 날, 한 잡지사로부터 ‘개체 수 100마리도 남지 않는 멸종위기 동물이 많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멸종을 초읽기 하는 동물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이 말을 계기로 더글러스는 아무런 일면식도 없던 세계적인 동물학자 마크 카워다인을 만나 마다가스카르로 떠나게 된다. 오직 마다가스카르에서만 볼 수 있는 멸종위기종 아이아이 여우원숭이를 만나기 위해.
아이아이를 시작으로 두 남자는 더 심각한 멸종위기 동물들을 찾아 세계 곳곳의 오지를 방문한다. 스무 마리도 남지 않은 북부흰코뿔소, 아직은 마흔 마리는 남아있는 카카포, 수백마리나 남아 흔하디흔한 로드리게스큰박쥐, 멸종상태나 다름없는 양쯔강돌고래까지. 그러나 멸종위기 야생동물을 찾아가는 두 남자의 여정은 결코 쉽지 않다. 멸종위기라는 말이 시사하듯, 그 동물들은 개체수가 지극히 적고 야생이란 더글러스의 말마따나 ‘슈퍼마켓에서 비닐랩에 싼 닭고기를 구입하는 데 더 익숙한 서구인’에게는 무척이나 낯설고 거칠고 불편한 장소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여행기에는 고생 끝에 멸종위기 동물을 만났다는 반가움과 기쁨에 대한 서술보다 사람을 만난 이야기가 더 많다. ‘단지 인간의 편리와 재미를 위해’ 멸종한 도도새의 예처럼, 남자다움을 과시하기 위해 밀렵꾼으로부터 코뿔소 단검을 사는 예멘 젊은이들의 이야기나 단 돈 12달러에 멸종위기 동물들의 생사를 결정하는 밀렵꾼에 대한 이야기는 읽는 이의 마음을 씁쓸하게 한다. 반면 그들이 멸종위기 동물들을 만날 수 있도록 ‘세계 구석구석의 오지에서 인생을 바치며 멸종위기종이 멸종으로 분류되지 않도록 막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숭고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그래서 이 책의 내용은 멸종의 시계를 앞당기고 있는 절대 다수의 사람들과 필사적으로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려 지키려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