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과 더불어 사는 법을 알려 주는 산꼭대기 가족의 아슬아슬한 일상
산꼭대기 위에 사는 가족은 균형을 지키기 위해 무게가 같은 물건으로 집을 채우고, 대칭을 맞춰 움직인다. 이모가 머리를 자르면 이모부가 수염을 깎고, 식탁 한쪽에 앉은 티노가 소금을 좀 더 뿌리면 반대편에 앉은 지나는 후추를 좀 더 뿌리는 식이다. 이러한 대칭 구조는 작가의 언어유희에서도 드러난다. 이모가 ‘경쾌한’ 송어 요리를 하는 동안 이모부는 ‘맛있는’ 슈베르트 곡을 연주한다. 생선 송어와 이름이 같은 슈베르트 곡으로 재미난 말장난을 표현했다.
하지만 지나와 티노가 하고 싶은 게 다르다면 어떨까? 쌍둥이는 어느 날 먹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달라 서로 양보하고 싶지 않다는 걸 깨닫는다. 화가 난 쌍둥이는 모든 가구를 한쪽으로 밀어 버린다! 집은 미끄러져 내려가고, 우뚝 솟은 바위에 부딪혀 휙 날아가 버리고 마는데…. 이모의 가족은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족과 집, 공동체에서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사는 법을 기발하게 그려냈다.
여러 가지 도형과 대칭 구조의 일러스트가 만들어 내는 재미난 균형 잡기!
뾰족한 산 위에 삼각형 지붕을 단 집이 아슬아슬 놓여 있는 장면은 웃음을 자아낸다. 작디작은 새가 한쪽 빗물받이에 앉거나 눈보라가 몰아치면, 가족은 다른 쪽으로 모여 균형을 맞춘다. 조금만 움직여도 기우뚱 기울어질 것 같은 집을 외부에서 바라보는 이미지와 더불어, 인형의 집처럼 집 안 구조를 보여 주는 이미지가 삼각형과 사각형의 구성으로 표현되어 조형미가 느껴진다. 또한 집이 미끄러져 뒤집히면서 푹 파인 골짜기에 딱 맞게 들어가 박히는 모습 역시 재치 있게 표현된다. 건축 학교를 졸업하고 교수로 일하고 있는 작가의 특성이 돋보이는 일러스트이다.
또한, 알프스산맥이 있는 프랑스 사부아 지역에서 나고 자란 작가는 고향이 떠오르는 높디높은 산과 주변 자연물을 배경으로 그림을 그렸다. 이에 다채로운 색상과 팝아트 요소가 더해져 통통 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