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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신경쇠약 직전의 여자 : 난임에 관한 사적이고도 정치적인 에세이
저자 이계은
출판사 빨간소금
출판일 2024-03-13
정가 15,000원
ISBN 9791191383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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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의 말

1. 이야기의 시작
그로 말할 것 같으면
베이비 피버
부자연스러운 삶의 시작
임신을 계획하다
심장 소리를 기대했는데…
오! 수정(授精
시험관 시술이라는 낯선 세계에 진입하다

2. 난임이라는 세계
난임 병원 가는 날
난임 시술 용어 사전
최초의 상처
“시험관 3차이상, 이식전, 30대 이상”
오르막길
불다방 이야기
‘대리모’ 단상
굿 빼고 다 해 봤지
시험관 시술은 건강에 해로울까
타자화된 난임
난자 냉동 권하는 사회
난임 클리닉 의사들
벌칙 같은 설거지
최악의 돌잔치
자연배출의 기록
언니의 임신과 출산
신경쇠약 직전의 여자
속 좁고 쩨쩨한 괴로움
그의 고충
네 번째 결혼기념일

3. 이미 온전한 삶
시험관 7차 시술을 종료하며
자기연민
난임의 우울
시험관까지는 하고 싶지 않다는 말
쉬운 일 아니에요
“이젠, 배짱 두둑하고 영리해질 때다”
실패를 합리화하는 법
콰트로치즈버거의 맛
난자 질이 뭐길래
임신의 비용
어떤 의사
“젠장, 아이 낳는 걸 깜박했네!”
난임 동지에서 육아 동지로

4. 나는 여전히
부모가 되고 싶은 욕구
헬조선에서 부모가 된다는 것은
완벽한 아이 팔아요
입양이라는 선택지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
제왕절개와 분유 수유의 괴로움
해피 이벤트
엄마 연습
어떤 성장담
미역국 단상
나는 여전히 난임 커뮤니티를 기웃거린다
나는 과연 치유받았을까?
당사자가 솔직하게 쓴 난임 이야기. 결혼 1년 차이던 2017년 1월, 순조롭게 첫 시도 만에 임신에 성공했지만 머지않아 계류유산으로 끝났다. 그 뒤로 유산의 트라우마를 극복하려면 아이를 낳는 것밖에 없다고 집요하게 생각했다. 임신 실패를 알리며 와르르 쏟아지는 붉은 피를 여지없이 아홉 번째 보던 날, 난임의 세계에 진입했다. 체외수정 시술에서 과배란을 네 번 거치고 동결배아를 4회 이식했으며, 그중 세 번은 착상했지만 끝내 계류유산으로 종결됐다. 마지막 과배란 시도 회차에서 이식한 신선배아로 ‘마침내’ 2019년 11월 안정적인 임신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듬해 7월 아기를 낳았다. 하지만 이 책은 ‘그동안의 고생이 하나도 생각 안 날 정도로 행복하다’ 식의 난임 극복 서사가 아니다. 지금은 “운 좋게” 아이를 낳아 기르고 있지만, 더할 나위 없는 현재의 행복이 외롭고 무참하던 과거의 자신까지 구원할 수는 없었다고 고백하며 “나는 과연 치유받았을까?”라고 묻는다.
자연임신이 어려워 보조생식기술의 도움을 받는 여성들이 세상의 기준에 따라 ‘임신이 되지 않는 자기 몸’을 미워했다면, 페미니스트로 정체화한 지은이는 자신을 이중으로 미워했다. 임신이 어려운 자기 몸과 그 몸을 혐오하는 자기 자신. 그의 세계는 난임으로 무너졌고, 내던져진 상황에 극한으로 휘둘렸으며, 대립하고 불화했다. 지금은 아이를 낳았지만, 외롭고 힘든 시기에 자신을 돌보지 못한 데 대한 회한을 느끼며, 과거의 그 성마르고 불안정한 여성은 이미 자신으로부터 멀어져 이제는 챙겨 주고 싶고 자꾸 마음이 쓰이는 사람이 됐다. “‘상처받은 치유자(Wounded healer’가 되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다.”

당사자의 해방 서사
페미니즘 리부트가 한창이던 2017년부터 그의 몸은 임신과 유산, 난임을 차례대로 겪으며 곤경에 처했다. 난임 시술에 매달리는 삶이란 간단히 말하자면 밑지는 인생이었다. 남들이 성장이라는 관점에서 진로와 인생의 거창한 목표를 두고 고민할 때,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