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애니메이션 〈내 몸이 사라졌다〉원작 소설
독창적이고 철학적인 동화 같은 작품
기욤 로랑의 소설 《내 몸이 사라졌다》는 애니메이션 사상 최초 칸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 그랑프리상,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크리스털상, 관객상을 비롯하여 각종 상을 휩쓴 후 넷플릭스에 공개된 〈내 몸이 사라졌다〉의 원작이다. 이 책의 저자 기욤 로랑이 직접 애니메이션의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했지만 소설과 애니메이션은 줄거리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분위기도 사뭇 다르며, 결말마저 다르게 끝맺는다. 그러나 나우펠과 잘린 손이 각자의 행복과 희망, 꿈을 찾아 나서는 아름다운 모험담이라는 면에서 결이 같다.
소설은 나우펠과 오른손이 번갈아 이야기를 진행한다. 몸을 잃어버린 오른손은 적극적이고 삶에 대한 열망이 있는 반면, 손을 잃은 나우펠은 소극적이고 무기력하게 살아간다. 들을 수도 말 할 수도 없는 오른손의 시점에서 풀어내는 이야기는 극적인 데다 에너지가 넘치고 유머까지 간직하고 있지만 나우펠은 더 많이 듣고 말도 할 수 있지만, 감정 표현은 어쩐지 서툴고 서글프다. 이렇게 두 시점을 오가며 슬프고 처절하고 폭력적인 상황마저 유머러스하게 풀어내는 이 소설은 환상동화 같다. 한편 애니메이션은 시종일관 음울한 분위기로 잔혹동화 같은 느낌마저 든다.
이렇듯 소설과 애니메이션 모두 감상한다면, 더 깊이 있게 이야기를 들여다보고 다시 한번 곱씹으며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손을 잃어버린 남자는 사랑을 찾아 헤매고
몸을 잃은 손은 주인을 찾아 나선다
어릴 적 부모를 잃고 성장마저 멈춰 왜소한 나우펠. 나우펠의 인생은 불행과 불운만이 따라다니는 것 같다. 아름다운 사촌 여동생 셰에라자드를 사랑하지만 그녀는 나우펠을 이용하거나 놀림감으로 여길 뿐이다. 폭력적인 사촌 압데라우프에게 휘둘리던 나우펠은 어느 날 범죄를 저지른 압데라우프를 경찰에 신고하고, 그 보복으로 화학물질을 뒤집어쓴다. 얼굴에 화상을 입고 머리카락까지 녹아 없어져 더 불쌍해진 나우펠을 삼촌은 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