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기지개 켜기
이 세상의 웃긴 비건
생활다도인(生活茶道人
친구에 대해 쓰지 않으며 친구에 대해 쓰기
초보 복서
위대한 김 여사의 지붕
잠이 오지 않는 직업
정말 이상하네요
휴가라고 불러볼까
소공녀 뷰티랩
2부 물구나무 서기
글과 이름들
세 여자의 설
평온무사
회사원 Z의 아침
‘이 정도로’ 사건
쓰기만 하소서
지속가능한 휴가
약속 시간은 오후 한 시
인천 기행
식탁 앞의 외계인
태양에 대한 통화 기록
3부 까치발 들기
얼굴과 이야기
우리들의 fasting season
화장대의 200달러와 아메리칸 드림
반알고리즘적 인간
슬픔은 두둥실
고양이라도 된 기분
저 비건 아닌데요
소리를 찾아서 (상
소리를 찾아서 (하
성대모사를 하는 글방
수상한 여자
4부 콧노래 부르기
살려고 한 농담
모자 장수
너와 섹시댄스를 추고 싶어 (상
너와 섹시댄스를 추고 싶어 (하
모임
첫 직장은 시민단체
윈터 원더랜드; 더 워터리스 월드
농담의 빛과 그림자
밤을 넘어서
지금부터 노래를 할게요
들꽃마을의 들개들
영원히 늙지 않는 법
“지금부터 노래를 할게요.”
최선의 마음은 때론 다정한 실례가 된다
첫 책을 낸 양다솔은 전국으로 북토크를 떠나게 된다. ‘할 말은 책에 다 썼는데,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하지?’ 고민에 빠진 양다솔은 열심히 준비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해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노래를 부르기로 결심한다. 북토크가 끝나갈 즈음 노래를 시작해 네 번의 음 이탈을 무릅쓰고 두 곡을 열창하자, 아무도 원하지 않았던 노래를 불렀다는 후회가 밀려든다. 그런데 한 독자가 화답한다.
“이렇게 못 부르는데도 두 곡이나 부르시다니, 정말 진심이 느껴져요.”
양다솔은 자신을 찾아주는 사람들에게 늘 최선을 다한다. 강남 8학군에 위치한 남자고등학교에서 ‘글쓰기와 독서의 중요성’ 강연 요청을 받은 양다솔은 일단 수락한 뒤에 깨닫는다. 입시를 앞둔 이과생 400명에게 중요한 것은 결코 글쓰기나 독서가 아님을. 학생들이 집중하지 않더라도 개의치 말라는 선생님의 말을 들으며 초조하게 연단에 오른 양다솔은 말한다. ‘지금까지 잘해왔어. 앞으로 한 걸음도 삐끗하면 안 돼’라고 생각하고 있을 여러분이 모든 길에서 삐끗했을 때 만날 사람이 바로 나이며, 어딜 가나 시선을 사는 별난 사람이었다고. 다행히 나보다 이상한 작가들이 있어 그들에게 힘입어 글을 쓸 수 있었다고. 그때 양다솔은 이들에게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이 있음을 깨닫는다.
“나는 학생들에게 말했다. 아무한테도 말할 수 없었던, 나의 가장 이상한 점을 세 줄만 써주세요. 아직 깨어 있다면, 5분 동안 아무거나 써주세요. 그렇게 말하면서도 어쩌면 아무도 쓰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쓰이지 않아도 이야기는 시작되고 있을 것이었다.” _본문에서
5분이 지나자 이상함이 하나둘 도착한다. 그것은 고백이나 자랑, 때로는 시이거나 존재에 대한 성찰이기도 하다. 아무도 세 줄만 쓴 사람은 없다. 이상함이 도착할 때마다 학생들은 웅성거리며 웃음을 터뜨린다. 어느새 모두가 자신의, 우리의 이상함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