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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속삭이는 내러티브 - 비판적 4·3 연구 2
저자 장은애, 허민석, 송혜림, 고성만, 김상애
출판사 한그루
출판일 2024-03-15
정가 18,000원
ISBN 97911686715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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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화산도』의 여성주의적 독해: 4·3에서 여성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것(장은애
85 희생자의 얼굴 너머: 4·3 다큐멘터리 영상과 재일제주인 여성(허민석
137 증언-공백으로 읽기: 여성의 기억이 말해질 때의 침묵에 대하여(송혜림
189 학살 이후의 친족지(親族誌: 친족지(親族知의 생성과 실천(고성만
235 아버지의 기록, 딸의 기억: 4·3과 딸의 가족사(김상애
286 참고문헌/ 298 주석/ 328 에필로그/ 340 필자 소개
머리글

두 번째, 비판적 4·3 연구를 열어가며

4·3 특별법이 제정 21년 만에 전부 개정되면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실현에 초점을 맞춘 혁신적인 조항이 신설, 보강됐다. 그 가운데서도 보상과 재심, 가족관계 관련 조항은 매년 보완 입법을 통해 ‘완전한 해결’, ‘정의로운 해결’ 담론을 강화하는 데 핵심적으로 역할하고 있다. ‘해결’ 운운하는 시대가 성큼 다가오면서 ‘희생자·유족’ 중심주의에 입각한 과제가 최우선으로 선별되고 발 빠르게 착수되는 등 머지않아 ‘해결’ 선포식 같은 대형 이벤트를 상상하는 일도 불가능하지 않게 됐다.

‘해결’ 가능성은 어떠한 조건에서 타진되며, 어떠한 상태에 이르렀을 때 공표되는 것일까. 법률에 명시된 목적, 세목화된 의제가 달성됐을 때 이루어지는 것일까. ‘해결’의 시간적, 공간적 범위는 어떻게 설정되며 그 주체와 대상은 누구인가. 그러할 때 논의의 장에 참여할 자격은 누구에게 어떻게 부여되는가. 그리고 그러한 판단이나 거기에 이르기까지의 합의는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한편, ‘해결’ 이후의 사회에서는 어떠한 질문이 가능 혹은 불가능, 필요 혹은 불필요해질까. 어떠한 보이지 않는, 들리지 않는 상황이 연장되거나 새롭게 추가될까. ‘해결’ 공표 이후에는 필요 없어질 질문, 혹은 그때까지 더 집요하게 캐물어야 할 질문은 무엇일까. 그러할 때 4·3 연구는 ‘해결’의 산물들을 어떻게 비평적으로 분석하고, 생존자·유족의 생활세계 가까이서 어떠한 자세로 그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기록해야 할까.

4·3 연구의 질문이 동시대성을 갖추되 당대적 요청에 비판적으로 응답해야 한다는 지적은 더 이상 새롭지 않다. 4·3 연구의 추이와 성과를 점검하고 방향성을 가늠하는 근래의 연구들에서도 새로운 과제를 탐색하기 위한 시도로서 4·3의 현재성에 주목한다.

그 가운데서도 박찬식은 “당시의 상황을 실증적으로 확인하는 역사주의적 접근 방식의 유효성”을 지적하면서도 “4·3이 미친 정치·사회·경제·문화적 영향에 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