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_ 먼 길을 헤매는 동안 제자리에서 기다리던 사람이 있었다
1부 그럴 수 없는 일
징조 | 소란 | 거짓말 | 진단 | 감 | 집을 나서며 | 붙잡고 싶은 | 이상한 산책 | 병원과 사람들 | 수술
2부 다 이렇게 사는 줄 알았어
침상 | 희소암 | 전국노래자랑 | 요양병원 | 국 | 정거장 | 항암 | 주사실 아이 | 주름 | 밥상 | 고백 | 응급실 | 그곳에서 | 기다린 말
3부 제자리에 있는 것들
그럴 것 같아요 | 장독 | 여행 | 새해 | 소식 | 이름 짓기 | 들풀 | 고딩이 | 혈관 | 발 | 부작용 | 당신이 아픈 건 | 좋은 살림 | 기적 같은
4부 이팝나무 새순으로 돋아날 거라면
계속 | 봄의 경주 | 누군가 물으면 | 농담 | 떠날 때 | 이팝나무 | 추모공원 | 대전과 서울 | 책 | 어죽 | 비슷한 슬픔 | 수선화 | 새댁 | 고양이 | 연명치료거부의향서 | 죄인들 | 미운 엄마 | 불길한 신호
5부 오래 연습한 말
여공 | 종양표지자 | 다시 처음으로 | 구멍 | 어째서 | 팔순 | 변명 | 새로운 복통 | 진료공장 | 자장가와 기도 | 머리카락 | 당부 | 두 번째 삭발 | 모퉁이에서 | 그날
6부 너는 어떻게 나에게 왔을까
말 하나 | 돌아갈 곳 | 연명의료서 도착 | 빼앗긴 소리 | 같고 다른 시간 | 엉망이 되어간다 | 혈전 주사 | 나는 나는 | 절망 | 전이 | 통화 | 그래도 | 선고
7부 정훈아 미안해
이훈이에게 | 무례한 | 쪼깐이 | 반드시 희망이 | 마지막 약 | 세 점 | 변화 | 입원 | 검은 날들 | 남은 시간 | 모과 | 신기루 병실 | 호스피스 | 언젠가는 | 순간들
8부 슬픔이 슬픔에게
봄날 | 투정 | 남은 것 | 미안하다1 | 미안하다2 | 말의 숲 | 둘 | 한강공원 | 하루 | 배신할 수 없는 | 다 아는 바다
에필로그_ 나도 당신처럼 울었고 당신도 나처럼 울지 못했다
“가만히 옆에 앉아 마른 등을 만질 때.
당신 엄마가 되어주고 싶다고 생각한 때가 있다.”
아픔에 아픔을 잇고, 슬픔에 슬픔을 포개는 글
엄마의 암 투병, 그 마지막 3년을 기록한 아들의 이야기
“책을 읽으며 눈시울과 목울대가 동시에 뜨거워졌다.
눈물을 참고 울음을 누르며 책장을 넘기는 손끝이 축축했다.
이 축축함은 남은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감각이다.”
-오은 시인 추천
매일 밤 아들은 엄마의 배를 마사지한다. 항암 부작용으로 배가 뒤틀리는 복통이 찾아오면 엄마의 배 구석구석을 쓸어내린다. 그러며 나지막하게 자장가를 부른다. 서서히 배가 따뜻해지면 엄마는 잠시 통증을 잊고 잠이 든다. 사람을 살리는 것은 의술이나 과학 같은 원대한 무엇이겠지만, 삶을 살리는 것은 이처럼 아주 작은 손길일지도 모른다. 유방암에 이어 자궁암을 진단받은 70대 엄마와 그 곁을 지키는 40대 아들의 이야기는 사랑의 또 다른 이름으로 다가온다. 누구보다 억세고 단단했던, 하지만 이제는 작고 연약해진 엄마의 마지막을 아들은 기록하기로 했다. 4기 말, 수술을 위해 배를 열었으나 암이 너무 퍼져 다시 배를 닫아야 했던 순간, 암이 잠시 줄어들어 평범한 일상을 되찾았던 시기, 재발을 진단받았던 날, 호스피스에서 천천히 숨을 멈추던 시간, 그리고 엄마가 떠나간 뒤 남겨진 것들을 이야기한다.
삶과 죽음의 위태로운 경계에서도 엄마와 아들은 서로 사랑하기를 멈추지 않았다. 한강에서 산책을 하며 춤을 추고, 나란히 병실에 누워 과거와 미래를 그렸다. 가장 불행한 시간은 동시에 가장 행복한 시간이 되기도 했다. 엄마의 보호자가 된 아들은 아픈 엄마의 등을 어루만지며 생각한다. “당신 엄마가 되고 싶다.”고. 암 따위가 멈추지 못한, 통증과 슬픔이 뒤엎지 못한 삶이 여기 있다.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사람, 엄하고 단단했던 사람
그러나 이제는 나보다 작아진
엄마라는 한 사람에 관한 기록
양정훈 작가는 엄마의 암 투병이 시작된 후에야 그의 삶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