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우리 모두의 어머니, 꿀벌 009
들어가며 웅변술의 꽃, 꿀을 따다 013
1. 시작이… 꽃일까? 벌일까? 025
2. 벌을 만나다 042
3. ‘꿀’을 발음하다 066
4. 벌집과 제국을 건설하다, 밀랍과 황금을 주조하다 088
5. 꿀을 마시다, 취기와 권력의 놀이를 알다 109
6. 꿀로 치료하다 153
7. 꿀의 진미를 맛보다 178
8. 상상계를 먹이다 193
9. 아름다운 신화를 추억하며 238
참고문헌 261
옮긴이의 말 269
인간을 구한 꿀벌.
작은 곤충의 역사에서 인류의 진화를 읽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꿀벌의 개체수가 급격히 줄고 있다는 소식을 자주 접하게 된다. 벌통의 일반적인 사망률은 10%지만 지금은 사라지는 벌통이 45% 이상이라고 한다. 살충제의 위해성, 획일화되어가는 환경, 벌이 좋아하는 꽃들의 감소, 벌 자체의 면역력 약화, 생산성 향상을 위한 이종 교배의 남발… 등이 원인으로 거론되는데, 어느 것도 분명한 해결책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한 가지는 이 모든 원인은 결국 ‘자연성’의 회복으로 귀결되어야 할 문제들이라는 점이다.
생태계에서 꿀벌만이 꽃식물의 수분 매개자가 아니라고 해도, 상당수의 식물종은 꿀벌의 수분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꿀벌들이 사라진다면 농업이 위기를 맞을 것이고, 과학의 발전과 생산력의 향상만으로는 벌꿀의 공급을 수요에 맞춰 늘릴 수 없다. 아무리 설탕으로 보완한다고 해도 벌이 생산하는 꿀의 품질을 대체할 수는 없다. 꿀벌이 사라진다면 지구도 위태롭다는 주장은 너무 극단적이라 하더라도, 생태계의 균형이 깨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일 것이다.
이렇듯 소중한 꿀벌과 인간의 만남은 언제부터일까. 고대 이집트인들에 따르면, 태양신 레의 눈물로 태어난 꿀벌의 윙윙거리는 소리가 나일강의 물 위에서 메아리쳤고, 이 소리가 공기 중의 습기와 이어져 진동음이 생겨남으로써 세계가 창조되었다고 한다. 선사시대부터 인류는 꿀로 가득한 벌집을 사냥했고, 기원전 5만 년에 오스트레일리아에 도착한 최초의 인류는 이미 밀랍을 이용할 줄 알았다고 한다. 그런 사실을 뒷받침하는 다양한 흔적은 이미 여러 곳에서 발견되었는데, 그중 남아프리카의 보더 케이브에서 발견된 화살촉에서는 기원전 3만5천 년경으로 연대가 추정되는 벌의 밀랍 흔적이 나왔다. 저자는 5대륙에 걸친 다양한 유적지에서 발견된 사실들을 통해 벌의 서식지, 인간이 벌에서 꿀을 채집하게 된 방식, 꿀을 영양분의 공급원으로 삼게 된 과정, 그리고 나아가 꿀이 인류의 진화에 어떤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