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삶이 무겁고 힘든 사람, 니힐리스트로 사는 법 (016
제1부 왜 니힐리스트가 되는가?
제1장 왜 무가 아니고, 존재일까? (026
카오스, 도, 한 점 | 창조설 | 스피노자의 신 | 파르메니데스
제2장 ‘우주의 눈’으로 보니 세상이 우습다 (038
930억 광년의 우주 | 프톨레마이오스와 코페르니쿠스 | 장자 | 고르기아스 | 우주의 눈으로 보면
제3장 니힐리즘과 만나다 (050
우주적 고독 | 니체와 니힐리즘 | 무의 상태 | 브레이트, 갈릴레이의 생애
제4장 ‘나’는 ‘나’가 아니다 (062
존 스타인벡, 분노의 포도 | 브라만과 아트만 | ‘나’의 문제 | 주체없는 활동 | 공(空과 연기(緣起 | 분별의식
제2부 니힐리스트 철학자 니체
제1장 달팽이 뿔 위에서 싸우다 (080
대진인의 지혜 | 자유 정신 | 돈, 학벌, 지위, 외모 | 왈처의 지배적 재화 | 돈이 신이 된 사회
제2장 니체적인, 너무나 니체적인 (094
쇼펜하우어 | 아모르파티 | 힘에의 의지 | 자기 창조적 삶 | 죽음의 설교자들
제3장 고귀한 자, 주인 된 자, 자기를 넘어서는 자 (106
고귀한 자 | 자기 인생의 주권자 | 비천함 | 주인 도덕과 노예 도덕 | 공자의 군자
제4장 니힐리즘이냐 혁명이냐 (120
타는 목마름으로 | 니체와 마르크스 | 종교 비판 | 역사의 필연적 발전? | 주인과 노예 관계의 전복
제3부 니힐리스트로 사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제1장 성스러운 거짓말 (138
니체의 선포 | 아인슈타인의 반문 | 신의 존재 증명 | 키르케고르 | 신은 어떤 존재일까?
제2장 현대인의 우상숭배 (152
49%가 종교인 | 불상이 된 부처 | 자유로부터의 도피 | 불안한 현대인 | 사도-마조히즘
제3장 갓생갓사 (166
갓생? | 니체의 후예, 사르트르 | 보부아르와 계약결혼 |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
제4장 타인의 시선 (180
열쇠 구멍으로 엿보기 | 주체-객체 관계 | 애덤 스미스의
문성훈 교수의 철학 에세이는 마치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와 버트런드 러셀의 『서양철학사』를 읽는 듯한 체험을 독자에게 선물한다. 1부에서 저자는 그리스 신화의 카오스와 노자의 도(道, 그리고 빅뱅 이론을 넘나들면서 독자에게 ‘우주의 눈’을 보여준다. 우주의 눈은 가만히 있지 않는다. 기독교 사상과 힌두교의 메시지와 불교의 깊이까지 종횡무진으로 누비면서 인류가 지금까지 어떤 고민을 했는지 보여주는데, 저자가 안내하는 이런 우주적인 여행은 밤하늘에 펼쳐진 은하수처럼 황홀하다. 마치 철학이란 고전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 아니라고, 그냥 현대에 머물러 있으면 된다고, 그러면 니힐리즘으로 긴밀해진 동서고금의 사상이 독자의 마음속에서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고 말하는 듯하다. 이 책은 이미 1부에서 ‘읽는 맛’과 ‘생각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훌륭한 교본임을 증명한다.
2부는 니체적인, 너무나 니체적인 니힐리즘의 세계를 펼쳐낸다. 니체 철학 강독일 리 없다. 저자는 ‘니체가 이렇게 말했다’라는 식의 이야기를 피한다. 그 대신 2부에 도착한 독자에게 먼저 동양고전의 장자 이야기를 꺼내면서 1부에서 말한 우주의 눈을 환기한 뒤, 독자가 살고 있는 ‘돈, 학벌, 지위, 외모’의 세계를 둘러보게 하더니, 미국 현대철학자 마이클 왈처의 통찰을 보여준다. 이렇게 우주의 눈과 현대의 삶을 충분히 대비한 다음에 비로소 니체를 만난다. 니체를 만나면 누구나 감전된다. 2부 2장과 3장에서 독자의 마음속에서 니힐리즘의 전류가 흐른다. 이것도 잠시, 4장에서 저자는 80년대의 전율을 전하면서 니체와 마르크스의 만남을 증거한다.
3부에서 저자는 니힐리스트로 사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야기는 더 흥미진진하게 흐른다. 납덩어리보다 더 무겁게 들리는 신의 죽음에 관한 니체의 저 유명한 선언을 아인슈타인의 반문으로 경량화한다. “당신이 말한 신이 어떤 존재인가요?” 그런 다음 인류사에서 빼놓을 없는 신의 존재 증명 이야기와 자유에서 도망가 기어이 우상숭배를 택하고 마는 인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