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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공존하는 소설 - 창비교육 테마 소설 시리즈
저자 안보윤, 서유미, 서고운, 최은영 외
출판사 창비교육
출판일 2023-09-01
정가 17,000원
ISBN 979116570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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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환대하고 연대하는 열린 공동체를 위하여

안보윤 밤은 내가 가질게
서유미 에트르
서고운 빙하는 우유 맛
최은영 고백
김숨 고요한 밤, 거룩한 밤
김지연 공원에서
조남주 백은학원연합회 회장 경화
김미월 중국어 수업

해설 가까스로 도달하는 울음소리들
지금 우리 사회의 수준을 여실히 보여 주는 일들
소설이 있어 우리는 너와 나 사이에 떠다니는 약자의 얼굴을 들여다보게 된다
어디에나 각자 나름의 이유로 불리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이 이를 극복하여 다른 구성원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도록 돕는 것은 국가의 기본 역할이다. 사회적 약자가 인간답게 살아가지 못한다면, 국가의 시스템이 올바로 작동하지 않아 헌법 정신이 제대로 구현되지 않고 있다고 진단할 수 있다. 그래서 사회적 약자가 살아가는 모습은 그 나라의 수준을 가늠하는 잣대가 된다.
최근 우리 사회를 보면, 곳곳에서 불길한 징후가 감지된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급식충, 결정 장애, 주린이, 김치녀, 틀딱, 짱개’ 등 사회적 약자에게 상처를 입히는 혐오 표현이 넘쳐 나고,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지하철 시위는 입에 담기 힘든 욕설과 혐오 표현에 시달린다. 성적 지향을 이유로 차별하는 것을 금지하는 학생인권조례 조항을 두고 동성애, 낙태, 성전환 등을 조장한다며 조례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이슬람 사원이나 장애인 거주 시설을 지으려다 극심한 반대에 부딪히고, 난민법이 발효된 지 10년이 넘은 지금도 대한민국의 난민 인정률은 세계 최하위 수준에 머물러 있다. 차별과 혐오를 막고자 발의된 차별 금지법은 수년 간 국회에 발이 묶여 세상에 나오지도 못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지금 우리 사회의 수준을 여실히 보여 준다.
그래도 위안이 되는 것은 있다. 위태로운 세상 속에서도 우리 소설의 수준은 결코 내려앉지 않았다. 오늘도 소설은 낮은 곳에 웅크린 작은 존재들을 발견해 내고, 그들이 내는 울음소리에 가만히 귀 기울이고자 애쓰고 있다. 소설을 통해 우리는 너와 나 사이에 떠다니는 약자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게 되고, 비로소 세상과 이어진다. ‘소설小說’의 ‘소 小’ 자는 작은 존재들을 품어 주는, 소설의 태도에서 온 것이라고 우리는 믿는다.

“우는 사람을 혼자 두고는 못 가요.”
소설을 통해 가까스로 도달하는 울음소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