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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사람이 사람에게, 사람의 말을 이어갑니다 : 304낭독회 2014~2023 선집
저자 304낭독회
출판사 온다프레스
출판일 2024-03-15
정가 18,000원
ISBN 97911979126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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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이렇게 모여, 우리는 사람의 말을 이어갑니다
낭독회 여는 글: ○번째 낭독회를 시작하며

낭독 작품
그날 이후 | 진은영
잘 가라, 아니 잘 가지 말라 | 황현산
손, 전화기 | 김나영
슬픔을 시작할 수가 없다 | 이영주
김이 나는 라면을 끓여 먹는 순간 | 김성규
뒤집어쓴 얼굴 | 이여경
어떻게들, 지내십니까 | 황정은
팽목항에서 | 임선기
일년 | 김사인
수인囚人―죽은 시간 속에서 | 이민하
가라앉은 방 | 박연준
안산 순례길에 부쳐 | 심보선
들리세요? 제 목소리! | 신미나
꽃이 해마다 피어나듯이 | 권여선
오늘의 편지 | 서윤후
이상한 계절 | 김선재
새벽 | 박시하
죄 없는 사람들의 도시 | 김이정
우리가 아이를 잃는다면―경빈 엄마에게 | 김경인
비의 나라 | 황인찬
천칭자리 위에서 스무 살이 된 예은에게 | 진은영
깜빡임 | 이장욱
슬픔 주체로 살아가기 | 은유
가려진 시간 속 열여덟 살 친구들과 함께 쓴 이야기 | 유현아
기억의 한 방법 / 그 일이 일어났을 때 나는 뭘 하고 있었는가 | 은희경
구두 속에 새가 잠들어 있다 | 주민현
우리의 눈이 마주친다면 | 윤해서
등대로 | 김이강
여름을 밀어내고 봄이 바다가 되었습니다 | 김혼비
나의 거인 | 박소란
사월 | 문동만
호명 | 강지혜
4월의 해변 | 이영주
잘 지내니? | 하명희
졸업식 | 이종민
짝꿍의 이름 | 박은지
그런 일이 있었다 | 유희경
또 비가 와, 너는 안 오고 | 김서령
다리 아래 | 신미나
너를 보내는 숲 | 안희연
사월에서 사월로―검으나 이 땅에 한 이름을 지녀 | 허은실
슬픔을 부르는 저녁 | 문신
청계천의 고독 | 신해욱
게니우스 로키(Genius Loci | 박세미
소요 | 박소란
낭독회 | 조해주
안젤름 키퍼와 걷는 밤 | 주민현
거울 | 강성은
안 뒤푸르망텔의 『온화의 힘』을 읽다 | 윤경희
나는 너를 찾는다 | 정다연
안녕하세요 | 최지혜
2015년 10월 1
“304명의 이름을 잘 부르는 일”

세월호참사 이후 사회 전체가 여전히 충격과 고통 속에 빠져 있던 2014년 8월 27일, 스물다섯 명의 작가가 세월호 관련 ‘긴급행동’을 벌이자고 이야기를 나눴다. 팽목항이든 광화문이든 안산이든 어느 현장에서든 작가들은 자신의 글을 통해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고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는 데 힘을 보태자고 뜻을 모았다. 그로부터 20여 일쯤 지난 2014년 9월 2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긴급행동―첫 번째 304낭독회’가 열렸다. 아직 끝나지 않은, 2024년 3월 현재까지 연인원 1,196명이 1,223편의 작품을 낭독하고 발표해온 ‘304낭독회’의 시작이었다. (304낭독회의 시작에 대해서는 김현·양경언·황정은의 「대담」을 참고.

첫 낭독회에서는 작가들과 작가의 친구들이 옹기종기 둥그렇게 모여 서서 문장 306개를 읽었다. 광화문 거리를 걷던 시민들이 그 옆 빈자리를 채우며 그 원은 조금 더 촘촘해지고 더욱 커졌다. 그 당시의 경험은 무척 많은 이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자연스레 몇몇 작가들들이 ‘일꾼’을 자처하고 나섰다. 대략 20~30명의 작가들이 단체 SNS 창에서 다음 회 낭독회에 대해 논했고 행사 당일 4시 16분이 되면 그중 사회자 역할을 맡은 누군가가 마이크를 잡고 이야기했다. “약속한 4시 16분이 되었습니다. 304낭독회 시작하겠습니다. 여는 글로 문을 열겠습니다. ‘오늘은, 4월 16일입니다. 이렇게 우리가 모인 오늘은…’”

만약 우리에게 달마다 얼마만큼의 시간과 공간이 주어지고 그 속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통해 나와 이웃의 삶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가 생긴다면 우리 각각은 어떤 말을 털어놓을까. 그 말에는 선의가 담겨 있을까, 그 어투는 단정히 정돈되어 있을까. 다른 건 몰라도, 그 자리에 앉아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목소리가 꽤 크게 울려 퍼지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그 반향을 느끼며 내 목소리뿐 아니라 “서로의 목소리가 공명하여 더 크고 넓게 울려 퍼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