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말: 쾌락이 필요한 시절
제1부 그래도 해방
화장실 혁명이여, 영원하라!
베이징 역에서 떠나는 실크로드 기차 여행
절망의 산에서 내려갈 때 지팡이가 되어 준 디탄공원
그 시절 베이징 최초의 서양 음식점, 모스크바 식당
짜장면과 자장몐은 영혼이 다르다
식욕의 해방과 ‘진정한 공산주의’
혁명은 가도 춤바람은 살아남았다
이 생선을 보니 셰익스피어 문장이 떠오르는군요!
중매공원 이야기
나의 로망, 해방된 중국 여성들은 어디에
56세 아줌마, ‘가출 여행’을 떠나다
엄마, 내 조국은 어디야?
제2부 가난이라는 병
나의 집은 어디인가
가난한 사람들은 베이징을 나가라
눈물 냄새 나는 거리, 베이징 행복로를 아시나요
도시의 꿈이 모여 밤에만 출몰하는 귀신 시장
세상에는 한 가지 병만 있다. 바로 가난이라는 병이다.
제3부 몰래 눈물 한 방울
베이징 서민들의 유머와 해학의 추억
웃지 못하는 사람들
사라진 호수 타이핑후와 홍위병의 기억
유언비어를 퍼뜨리면 엄벌에 처한다
애도할 권리
이 세상에 살아 있었다는 증거: 제로 코로나가 지운 이름들
애국주의 전성시대: 희망과 실망이 교차하는 시간들
제4부 겨울이 오면 나는 원명원에 간다
아름다운 무덤에서 삶을 더욱 사랑하게 되다
지금은 사라진 황제들의 슬픈 정원
개와 중국인은 출입 금지였던 곳, 베이징 둥자오민샹
대만인, 중국인 그리고 덩리쥔
‘중국몽’과 ‘미국몽’ 사이에서
미주
책 속에서
사람들이 봉쇄를 뚫고 나와 ‘자유’를 외치며 백지 시위를 벌였을 때 나는 다시 한 번 놀랐다. 만두피처럼 순하고 말랑말랑했던 중국인들이 화를 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화나고 성난 얼굴을 한 중국 사람들의 모습을 나는 중국에 온 후로 처음 목격했다(10쪽.
날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만 골몰하던 스톄성이 ‘글을 쓰고 살면서’ 자신의 불행한 운명과 화해하기로 작정한 가장 큰 동력은 디탄공원이었다. 매일 디탄공원에서 마주친 수많은 사람들과의 인연과, 사시사철 피고 지고 시들다 다시 열매를 맺고 싹을 틔우는 온갖 자연 풍경의 변화를 몇 년 동안 지켜보면서 그의 슬픔과 절망도 차츰 치유되었다. 스톄성은 글에서 “디탄공원 덕분에 나는 자주 내 운명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고 고백했다(40쪽.
하이힐을 신고 치마를 펄럭거리며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는 중국 여성들은 한때 나의 로망이자 롤 모델이었다. 아침이면 출근길 자전거 뒤에 아이를 태워 학교나 유치원에 데려다 주고 퇴근길에는 시장을 봐서 자전거 앞 바구니에 싣고 다시 아이들을 데리고 집에 와서 밥을 짓는, 영화 속 중국 남자들도 한때 내가 연애하고 결혼하고 싶었던 이상형이었다. … 중국 여성들의 결혼 세계는 평등과 평화가 강물처럼 흐르는 줄 알았다(100쪽.
“나는 네가 <사랑이 뭐길래>에 나오는 주인공 여자처럼 남편 내조 잘하고 시부모 공경하며 아이들도 잘 키워 내는 현모양처인 줄 알았다. 한국 여자들은 대부분 다 그런 줄 알고 처음에는 속으로 너를 반겼다. 하지만 살아 보니 넌 그런 여자가 아니더구나. 미리 알았더라면 내가 너를 어찌 며느리로 삼았겠니.” 마오쩌둥 시절 혹독한 계급 혁명을 경험하며 봉건적이고 가부장적인 여성관에서 철저하게 해방된 줄 알았던 시어머니 입에서 ‘현모양처’라는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이미 죽은 마오쩌둥에게 강력하게 항의하고 싶었다. “우리 시어머니는 왜 여전히 사상 개조가 안 된 겁니까? 혁명을 하긴 했나요?”(103쪽.
식탁에서 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