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웃음을 보장하는 ‘똥 이야기’를
생태 작가 이상권 선생님의 시선으로 그리다
숲속 작은 곤충들과 식물의 세계를
반짝반짝 호기심으로 들여다보게 만드는 생태동화
단후가 눈 똥에 사람들은 구린내 난다고 코를 감싸 쥐고 피하기 바빴지요.
그런데 똥파리는 똥을 세상에서 제일 좋아합니다. 숲을 지나다 때마침 단후가 눈 똥을 발견한 똥파리는 신이 났어요.
“이야, 맛있는 똥이다. 누가 이렇게 맛있는 똥을 누고 갔을까? 오늘은 재수가 좋은 날이구나.”
똥파리가 혓바닥을 내밀어 똥을 먹으려고 하던 찰나, 누군가 똥파리를 부릅니다.
“똥파리야, 나도 좀 나눠 줘.”
바로 집파리였어요.
마음씨 좋은 똥파리는 집파리에게 먼저 먹어라 했지요.
집파리가 다 먹고 똥파리가 다시 먹으려는 찰나, 또 누군가 똥파리를 불렀습니다.
그렇게 하기를 수차례, 이제 똥은 거의 남지 않았어요. 세상에 똥파리 말고 똥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이렇게 많을 줄이야!
마지막 남은 똥을 앞에 두고 주위를 둘러보곤, 이제 아무도 없을 거라 생각하며 먹으려는데 세상에 그새 누군가 남은 똥을 다 먹어치우고 있었습니다. 이번엔 또 누굴까요? 똥파리는 자기가 발견한 똥을 먹어 보지도 못한 채 돌아가야 했을까요?
아이들에게 ‘똥 이야기’는 웃음을 보장하는 소재입니다. 모든 단어에 똥을 붙이기만 해도 재미있어 하지요. 그런 똥 이야기를 생태작가 이상권이 쓰니 숲속의 존재들에게 자연스레 시선이 확장됩니다. 《똥이 어디로 갔을까?》에는 파리, 말벌. 쇠똥구리, 노래기, 개미 등 눈에 잘 띄지 않고 평소에 우리가 관심을 두지 않는 여러 곤충이 등장합니다. 사람들은 똥을 냄새 나고 더럽다며 피하지만, 숲에 사는 이 작은 존재들에게 똥은 생명을 이어 주는 소중한 먹이지요. “욱, 똥을 먹다니!” 하며 아이들과 함께 깔깔거리며 똥의 행방을 찾다 보면 어느새 이 존재들과 친숙해진 느낌이 듭니다.
재미있는 책을 여러 번 반복해서 읽어 달라고 하는 아이에게, 똥의 행방을 조금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