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시를 즐기지 못할까?
‘시’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어렵다’는 생각이 따라온다. 길지도 않아서 만만하게 읽을 만도 한데, 왜 그럴까? 학교에 다니는 내내 교과서에서 시를 배우기도 했는데 말이다. 안타깝게도 초등학교 때는 운율을 잘 맞춘 시를 노래하듯 읽으며 배웠고,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너무 어려운 시들을 배웠다. 한시와 고전 시부터 해서 좋은 시라고 인정받은 시들을 밑줄 그어 가며 그 뜻을 해석해야 했다. 나하고는 전혀 다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이 쓴 시들을 성적 때문에 읽을 수밖에 없었던 게 시와 담쌓게 만든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 대부분 우리는 시 앞에 주눅 들어 있다. 인정하기는 싫지만. 그렇다면 딱히 좋지도 않고 어렵게만 느껴지는 시를 굳이 읽어야 할까? 물론 읽지 않아도 된다. “누구나 반드시 시를 읽어야 한다고 말한다면 그것도 폭력이 될 거”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런데도 인류가 살아온 오랜 시간 동안 시는 존재해 왔다.
우리를 멈춰 세우는 ‘시’
인류와 함께 오랜 세월 살아온 시, 도대체 ‘시’가 뭘까?
‘시는 어렵다’는 생각을 잠시만 지워 보자.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잠깐이라도 어떤 ‘글자’ 앞에서 멈춰 선 경험이 있지 않을까? 시내 한복판에 우뚝 서 있는 건물 외벽 광고판 앞에서, 지하철 스크린도어 앞에 붙어 있는 시 앞에서, 라디오에서 흘러 나오는 누군가의 말을 듣다가, 아이가 써 놓은 낙서를 보다가 잠깐 멈춤. ‘시’라고 특정 지어 말하지 않아도 우리를 멈추게 하는 ‘말’들이 있다.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는 세상에서 나를, 우리를 멈추게 한다는 건 참으로 대단한 일이다. ‘시’가 그러하다. 저자는 “시는 우리를 떠밀지 않고 멈춰 세운다”고 말한다. 그래서 어쩌면 우리는 시를 어려워하면서도 그리워하는지도 모른다.
시에서 만나는 아름다움과 위로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 기분이 좋다. 왠지 모르게 마음이 그득하게 채워지기도 한다. 아름다운 것을 즐길 줄 아는 것도 인간이 가진 능력이다. 물론 사람마다 생각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