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말_네 곁에서 웃음꽃이 피어나기를
1부 ㅎ의 독립선언
ㅎ의 독립선언 012 마음은 자동문이라서 014
빠진 날 015 내 말을 진짜 안 믿어 줄 때는 016
해가 지면 018 한입 만 020 자 021
잘못 섰나 봐 022 한 글자 024 피부 고민 상담소 026
차분해지기 027 소문 028
2부 실은
초대장 030 ㅇㄹㅅㄱㅈ 031 고백통조림 032
아직은 034 바람 헤어숍 035 생각할 때 생각이 안 나는 이유 036
꼬리 쏙 037 실은 038 겨울을 기다리는 이유 39
반창고 위로 040 개나리 성탄 041 틈바구니 042
진달래 캠핑촌 043 지그-시 044
3부 칼은 갑니다
그린 마더스 클럽 048 칼은 갑니다 049 별세 050
돌멩이의 소원 051 계곡 돌들의 긴급회의 052
무지개 윙크 054 파도는 청개구리 056 내 마음이 057
밤이면 누구나 058 벌의 진로 고민 060 잔소리 062
해가 된 진주 063 우리 가족의 비밀 064 태풍아 066
바다 생각 067 눈다래끼 068
4부 ㄷ을 발판 삼아
이팝나무 아래 072 오늘의 당번 073 거인의 양치질 074
ㄷ을 발판 삼아 075 ㄱㄴㄷ 쇼트트랙 076 가을 캠핑 077
생존 수영 078 곤충관찰 080 환절기 081
어린이집 졸업식 082 겨울 장독대 084
해설_ 자음으로 그려보는 동심의 세계_ 임수현 시인
자음으로 그려보는 동심의 세계
김보람 시인은 첫 동시집 『까무룩, 갑자기 아득해져요』,(2022.12 출간 이후 1년 만에 새로운 동시집 『ㅎ 독립선언』을 묶었습니다. 1년 사이 두 권의 동시집을 출간하며 부지런하게 동시를 쓰고 있는 시인입니다. 전작에서 보여준 할머니를 기억하며 쓴 서정성 짙은 동시와는 또 다른 결로 두 번째 동시집을 선보입니다. 첫 시집에서 보여준 서정성은 유지하되, 언어유희를 가져와 발랄하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우리를 김보람 월드로 이끕니다.
자음의 순서를 보면 가장 나중에 나오는 ㅎ이지만 보기에 따라 첫 번째가 될 수도 있죠. 뒤로! 구령에 맞춰 가던 걸음을 거꾸로 걸으면 ㅎ의 자리는 가장 앞자리가 됩니다. 김보람 시인은 유독 그런 ㅎ에 애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쩌면 어린 시절 시인의 반영일 수도, 자신을 호명하는 대신 ㅎ을 불러온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시인의 말에서 그 단서를 찾을 수 있습니다. “ㅎ을 가만히 살펴보니 참 예뻐요. 눈썹도 있고, 눈도 동그랗고요. 예쁜 소리도 나요. 그런데 받침이 되어 밑바닥에 서면 아무 소리도 안 나네요. 자신의 소리를 숨기고 다른 소리를 돋보이게 해주는 ㅎ은 이름을 부를 때도 히읗이 아니라 히읃으로 불리니 여간 속상한 게 아니에요. 그래서 ㅎ은 ㅎ만의 위대한 길을 가기로 했답니다.”이 구절을 읽으니, 시인이 만들고자 하는 동시집이 궁금해 견딜 수가 없습니다.
이제 우리는 김보람 시인이 만들어내는 자음의 세계로 들어가 볼까요.
-임수현 시인 해설 중
시인의 말
네 곁에서 웃음꽃이 피어나기를
“ㄱ-ㄴ-ㄷ-ㄹ-ㅁ-ㅂ-ㅅ-ㅇ-ㅈ-ㅊ-ㅋ-ㅌ-ㅍ-ㅎ”
첫 번째 ㄱ은 늘 앞장서야 하고 긴장되지요. 반짝이는 눈으로 모두가 주목하고 있어요. 가장 먼저 만나는 얼굴 같은 글자예요. 그렇게 차례차례 지나가는 글자들의 마지막에는 ㅎ이 있어요. 나는 왜 맨날 꼴찌이지? 생각할 때도 있고, 다른 글자들의 뒤통수를 쳐다보면서 자신의 차례를 끈기 있게 기다려야 해요. 순서대로 서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