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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사랑하냐고 묻고 그립다고 대답했다 - 달아실시선 76
저자 이능표
출판사 달아실
출판일 2024-03-15
정가 11,000원
ISBN 97911720700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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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1부. 1초와 1초 사이
춘천 가는 길|사랑하냐고 묻고 그립다고 대답했다|복숭아나무 그늘에|우리가 별이 될 때|연어|죽은 양을 위한 헌사|삶으로부터 삶으로|우아한 삶|1초|작은 일|내가 누군가의 별이라면|비극|지붕|박새 앉았던 자리|식물의 이메일

2부. 건반을 밟고 지나가는 들소처럼
헌시|시인들|인용 사회와 그 적들|긴 사랑 노래에 이은 짧은 이별 노래|해부학 교실|해골이 그려진 검은 깃발|파주 가는 길|MRI|미쳤네!|의자|중국식|고양이|눈|맞춤법

3부. 무정한 세월이 그렇게 흘러갔다
모르는 사람|뒷집 사내|목수|그녀의 고양이가 위험하다|갈현리|예정도 없이|ㅋㅋ|이춘추 씨에 관한 생각|갈현리 베이징 김|오두산에서|애인|닭 다리를 든 소년|소녀가 있는 풍경|고백|봄눈

4부. 꿈이 아닌 듯이 꿈을 꾸듯이
가계|몫|닭 모가지 치는 여자|국밥 한 그릇|집과 집 사이에 헌 집을 지었다|208호|소극|이불 전쟁|혓바닥 전쟁|젓가락 전쟁|기억 전쟁|문뜩이 온다|노인들이 장해 보인다|동굴|병|아닌 듯이

발문 _ 목숨 받은 존재들의 슬픔을 어루만지는 마음 황인숙
故 오규원 시인은 그의 첫 시집 해설에서,
“이능표의 시는 어느 쪽이냐 하면 사실적이라기보다 암시적이다. 이는 그가 심리적 삶에 보다 충실한 유형의 시인임을 말해준다. 이 암시적인 세계의 심리적 정황을 엿보게 해주는 이미지群 가운데 우리의 눈을 끄는 것은 다양한 형태의 물이다. 그 물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눈(雪인데, 그 눈은 바깥의 세계에 떨어지거나 날리는 것과 시인의 내부로부터 날아오르는 것이라는 두 종류가 있으며, 둘 모두 부정적 이미지의 응고된 물이라는 특성이 있다. (중략 우리는 통상 따뜻한 방바닥에 배를 깔고 눕는다. 그런 의미에서 그의 ‘토담 밑’이나 ‘바닥’이나 ‘밑바닥’은 따뜻하다. 그는 그 따뜻함에 ‘배’를 깔고 누워 기다리거나 노래한다. 그러므로 그의 노래는 주검처럼 하늘을 보고 있는 자세의 그것이 아니라 삶을 긍정하는 자의 그 따뜻함이 스민 노래”
라고 적었다.

또, 문학평론가 이광호는 그의 첫 시집을 “침묵에 둘러싸인 시적 언어”로 요약하며,
“이능표의 시들이 보여주는 신선한 비유와 짧고 간결한 문체적 특질은 더욱 빛나는 것이라고 할 만하다. 그의 시는 서정시의 재래적인 방법론과 심미적 가치들이 감수성의 쇄신을 통해 아직도 우리 시대에 유효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것은 그의 시들이 그 간결한 구조와 정신적 동력의 경제성에도 불구하고 삶의 현실성에 멀어지지 않는 감각의 탄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체험의 여러 조각을 지각의 특수화라는 방식으로 재배열해 놓은 시, 짧은 호흡 속에 독특한 인상을 창조하도록 응축된 시, 그리하여 침묵의 아름다움에 둘러싸인 시, 그의 시는 참으로 시적이다.”
라고 평했다.

다양한 평가가 이어졌던 첫 시집 이후 27년 만에 두 번째 시집 『슬픈 암살』이 나왔을 때 평론가 우찬제는 “시적 간지럼과 망명시인의 귀환”이라는 제목의 해설을 통해 이렇게 얘기했다.

“이능표 시인이 돌아왔다. (중략 그가 비록 오랜 시간 동안 시를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서정시인이었음을, 예민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