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제: 신자유주의적 현재에 대한 독보적 연구―박미선
들어가는 글: 감정은 무엇을 하는가
감정과 대상 | 안에서 밖으로, 밖에서 안으로 | 텍스트의 감정적 속성
1장 고통의 우연성
고통의 표면 | 고통의 사회성 | 고통의 정치
2장 증오의 조직화
정동 경제 | 증오받는 몸 | 증오범죄
3장 공포의 정동 정치
공포와 불안 | 두려워하는 몸 | 공포의 세계 경제
4장 역겨움의 수행성
역겨움과 비체화 | 끈적임에 대해서 | 역겨움을 말하기
5장 다른 이들 앞에서 느끼는 수치심
생생한 수치심의 경험 | 국가적 수치심 | 수치심과 발화 행위
6장 사랑의 이름으로
동일시와 이상화 | 국가 이상 | 다문화주의적 사랑
7장 퀴어 느낌
(불편함과 규범 | 퀴어 슬픔 | 퀴어 즐거움
8장 페미니스트 애착
페미니즘과 분노 | 페미니즘과 경이 | 페미니즘과 희망
결론: 정의로운 감정
후기: 감정과 그 대상
정동적 전환 | 위험한 이방인 | 행복한 대상
결론: 감정과 수사
감사의 말 | 개정판 감사의 말 | 옮긴이의 말
미주 | 참고문헌 | 찾아보기
페미니스트 독립연구자가 분석한 우리 시대의 문화정치
이 책은 현대사회에서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 깊이 있는 통찰력을 제공한다. 아메드는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과 학술적인 연구를 결합하여 독창적이고 도전적인 주장을 제시한다. 과거사를 둘러싼 화해 문제, 9·11 테러에 대한 반응, 난민, 이주민, 이방인의 형상은 책의 핵심 주제인 동시에 아메드 본인이 세계와 접촉하는 데 커다란 영향을 미친 사건이다(50쪽. 영국 백인 어머니와 파키스탄 아시아인 아버지를 둔 아메드는 영국과 호주, 파키스탄을 오가며 지냈다. 이는 아메드가 인종, 이주, 차이, 언어, 역사, 국가에 대해 비판적 관점을 형성하는 데 주요한 배경이 됐다. 여기에 더해 아메드는 비백인 레즈비언 페미니스트라는 정체성도 가지고 있다. 이런 아메드의 개인적인 정체성이 학술적인 연구와 아울러 이 책에 반영되어 있다.
이 책에서 아메드는 오드리 로드와 프란츠 파농이 인종차별을 경험한 사례, 호주의 원주민이 겪은 폭력을 조사한 연구자료, 9·11 테러와 같은 사건을 배경으로 타자를 역겨운 존재로 묘사하는 내용이 담긴 게시물을 분석한다. 이 밖에 정부 보고서, 정치 연설문, 신문 기사 등 다양한 텍스트들이 등장한다. 마르크스주의, 정신분석학, 정동 이론, 현상학, 페미니즘과 퀴어 이론을 참고하며 ‘감정은 정의와 부정의 문제’라는 성찰을 보여준다. 특히 마르크스주의를 참고해 감정을 실체가 아니라 순환을 통한 가치 축적 체계, 즉 ‘정동 경제’로 분석하는 부분은 이 책의 주요 특징이라 할 만하다. 즉 아메드는 감정은 자본처럼 이동하며, 유통 효과로 생산되고, 이런 움직임을 통해 감정이 집단적 몸들의 표면에 물질화된다고 말한다. 이를테면 증오의 정동 경제는 증오라는 감정이 여러 사람의 몸을 순환하면서 특정 대상과 집단을 위협적인 존재로 몰아가기도 한다.
이 책은 정동 연구의 걸작으로도 꼽힌다. 정동(affect은 지난 수년간 인문학계의 핵심 키워드였고, 논쟁의 주제이기도 했다. 그러나 사라 아메드는 일반적인 정동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