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완역된 ‘서양문학의 원천’
《세네카 비극 전집》은 로마의 대표적인 스토아 철학자 세네카의 비극 10편에 풍부한 주석과 해설을 덧붙인 로마 비극 작품집이다. 세네카는 서기 1세기 대표적인 스토아학파 철학자이자 폭군 네로의 어린 시절 스승으로도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스토아 윤리학이 담긴 철학적 저작물로 서양 지성사에서 주요 인물로 꼽히는 그는 비극작가로서 그리스의 전통을 이어받아 중세 및 르네상스 유럽으로 전해준 중요한 징검다리 역할을 하기도 했다. 섬세한 심리 묘사, 드라마틱한 구성, 깊은 철학적 메시지 등 뛰어난 작품성을 가진 세네카의 비극작품들은 르네상스 시대의 이탈리아 극과 프랑스 고전주의 비극은 물론이고 셰익스피어의 비극에까지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몽테뉴와 단테 등 대문호들에게도 문학적 영감의 원천이 되었다.
그러나 서양과 달리 국내에서는 세네카의 비극 작품 중 일부만 번역되거나 이중 번역되는 한계로 일반 독자들이 세네카 비극을 온전히 접하기 어려웠다. 이번에 국내에서 최초로 완역된 《세네카 비극 전집》은 이러한 맥락에서 큰 의미가 있다. 그리스 주제를 극화한 로마 비극 〈헤라클레스〉, 〈트로이아 여인들〉, 〈포이니케 여인들〉, 〈메데이아〉, 〈파이드라〉, 〈오이디푸스〉, 〈아가멤논〉, 〈튀에스테스〉, 〈오이테산의 헤라클레스〉 등 9편과 로마를 배경으로 한 역사극 〈옥타비아〉 한 편을 포함한 세네카 비극 전편을 완전히 번역했다. 독자는 이 책을 읽으며 세네카 비극이라는 새로운 문학세계를 경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서양문학의 중심 흐름이 어떤 과정을 거쳐 현재에 이르렀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2천 년간 이어져 내려온 로마 비극의 정수
세네카 비극은 현재까지 온전히 전해지는 유일한 로마 비극이다. 소포클레스, 아이스퀼로스, 에우리피데스의 그리스 비극과 유사한 로마 비극에 주목할 필요성에 의문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세네카는 그리스 비극을 거의 그대로 답습한 다른 로마 작가들과 다르게 그리스 비극과는 확연히 차별화되는 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