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세상에 없는 이야기를 만드는 말과 글의 힘
1장 건조한 기호와 촉촉한 글자
생각을 생각하라│간결하면 우월하다는 착각│문자와 글의 짧은 역사│상의 시대, 글자의 운명│언어의 이해력과 상상력│글의 촉감│세계를 해독하는 유일한 방법
2장 입의 말 vs 글의 말
시를 소리 내 읽으면│글의 힘│4C와 콘텐츠│짧으면 위험하다│시간이 유령이 되는 순간│좋은 첫인상의 비밀│200개의 흰 눈│이중구조라는 틈│죽은 것도 산 것도 아닌
3장 만지고, 흔들고, 맡고, 맛보기
고층건물을 짓는 법│낱말 만지기는 힘이 세다│‘꿩 대신 닭’의 역사│공간을 만져본다는 것│낱말 만지기의 인식론│초보가 만지기 좋은 명사│동사의 쥐는 힘│형용사라는 축복│시인의 부사│멈추지 않으면 만질 수 없다│낯섦의 효능
4장 생각의 속도, 그리고 콘텐츠로
생각은 어떻게 삶이 되는가│세계를 드러내는 언어│‘경제성’이 말하지 않는 것│속도가 소통이다│웹툰의 힘│멈추고, 바꿔보기│글은 그림으로, 그림은 글로│책의 시대가 끝났다는 말에 관하여│판을 짜는 능력│글을 쓰면 생기는 일│호모 픽투스와 실천의 글쓰기│글이 부서진 곳에는 콘텐츠도 없다│언어의 두 얼굴
에필로그 챗GPT 시대, 인간의 선택
감사의 말
언어는 짧을수록 좋다?
‘빨리감기’와 ‘건너뛰기’는 효율적이다?
생각의 주도권을 되찾아주는 ‘촉촉한 글자’의 비밀
보고 듣고 읽을 것이 넘쳐난다. 빨리감기와 건너뛰기, 요약본이 없으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다. 되도록 빨리, 가능한 한 많이 알아야 한다는 강박 속에서 ‘1.5배속’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그런데 1.5배 빨리 보면 생각하는 힘도 1.5배 강해질까? 《언어사춘기》 《인문학자 김경집의 6i 사고 혁명》 등을 통해 언어와 창의성의 관계에 주목해온 김경집 교수의 신작 《어른의 말글 감각》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언어의 속도를 조절해 생각의 주도권을 되찾고 콘텐츠를 이끌어내는 ‘언어 만지기’를 소개한다. 명사, 동사, 형용사, 부사 등의 낱말뿐 아니라 시 한 편, 지도 속 지명 하나, 속담 한 줄, 심지어 웹툰 한 컷까지. 만지고 흔들고 맡고 맛보다 보면, 판을 뒤집고 새로움을 창조하는 콘텐츠로 나아갈 수 있다.
이 책은 특히 글말(문어에 주목한다. 빠르고 즉각적인 입말(구어에 비해 어휘가 풍부하며, 수용자가 멈추고 곱씹고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글은 느리지만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힘을 지녔고, 영상보다 더 효율적으로 요약도 가능하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로 뻗어갈 원천이 된다. “글이 부서진 곳에는 콘텐츠도 없다”(262쪽. 글말만 중요하다는 뜻은 아니다. 입말은 빠르고 정확한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한다. 말과 글을 둘러싼 이중구조들은 영향을 주고받으며 언어 세계를 넓혀왔다. 한쪽으로 기울기보다는 겹겹의 언어를 결합해야 콘텐츠의 폭발력을 높일 수 있다. 말과 글을 관찰하고 사유하는 법,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어내는 힘은 말과 글을 돌아보는 순간에 나온다. “흔한 언어에 보석이 박혀 있다. 언어를 만지면 보석이 된다”(6쪽.
‘선크림’과 ‘시나브로’부터 ‘꿩 대신 닭’, 그리고 웹툰까지
만지고, 흔들고, 맡고, 맛보면 새로움이 나온다!
언어 만지기는 단순히 그 뜻을 머릿속에 입력하는 것이 아니다. “이성과 감성, 감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