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승달이 뜨는 날엔 캐번 산에서 요정들의 줄넘기를 구경하세요!
주인공 엘시 피더크는 어려서부터 줄넘기에 남다른 소질이 있었다. 먹을 거라곤 버터 바른 빵밖에 없을 정도로 생활은 궁핍했지만, 줄넘기를 할 때만큼은 세상 누구보다도 행복했다. 여섯 살이 됐을 무렵 엘시의 이름은 그 고장 마을에 널리 알려졌고, 요정들까지도 엘시의 줄넘기 솜씨에 대한 소문을 듣게 된다. 급기야 요정들은 엘시를 불러 줄넘기를 시켜 보고, 그 실력을 인정한다. 엘시의 솜씨에 감탄한 요정들의 줄넘기 선생님인 앤디 스팬디는 엘시에게 매달 초승달이 뜨는 날 밤, 새로운 줄넘기 기술을 가르쳐 준다. 그렇게 배운 기술로 엘시가 ‘살짝 넘기’를 할 때는 아무도 엘시를 잡을 수 없었고, ‘빨리 넘기’를 할 때는 어찌나 빨리 넘는지 눈에 보이지도 않았다. ‘근심 잊고 넘기’에서는 엘시가 정말로 즐거워하면서 줄넘기를 하는 바람에, 앤디 스팬디까지도 기쁨에 넘쳐 웃음을 터뜨릴 정도였다. 모든 기술을 다 가르쳤다고 생각한 앤디 스팬디는 영원히 닳지 않는 사탕 손잡이 줄넘기를 엘시에게 선물로 준다.
많은 세월이 흘러 엘시 피더크의 이야기는 전설로만 전해졌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 사람들이 줄넘기를 즐겨 하던 캐번 산에 공장이 들어선다는 이야기가 퍼진다. 새로운 영주가 마을의 땅을 모두 사들였고, 캐번 산에 공장을 짓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마을 사람들은 캐번 산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소식에 슬퍼하고 아쉬워했다. 특히 마을에서 줄넘기를 가장 잘 하는 엘런 맬트먼은 깊은 슬픔에 빠져 있었다. 그런데 그때 어디선가 가볍게 바삭거리는 목소리가 엘런에게 무슨 일로 그리 슬퍼하는지 물어 온다. 엘런이 그동안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자, 그 목소리는 엘런에게 속삭이듯 이야기를 했다. 캐번 산에서 한 번이라도 줄넘기를 했던 사람이라면 모두 모여 줄넘기를 이어서 하고, 줄넘기를 멈추는 순간 첫 벽돌을 놓아도 된다는 것을 영주에게 제안하라는 것이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영주는 코웃음을 치며, 그 제안을 받아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