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배경
이제 반려견 없는 삶은 생각할 수조차 없는 인구가 많아졌습니다. 평생을 식구처럼 함께 살다가 생을 마감하는 반려견들의 라이프사이클은 대부분 주인인 우리 인간들의 삶 안에서 먼저 이루어집니다. 우리 아이들이 아주 어릴 때 입양해 온 어떤 강아지들은 아이들이 아직 어릴 때 그 수명이 다하기도 합니다. 이 책도 그런 강아지와 함께하는 한 아이의 모습을 담은 것입니다.
어느 날 공원에서 나이 들고 병든 자신이 키우는 강아지를 수레에 태우고 다니는 사람을 본 적이 있습니까? 참으로 이상한 일입니다. 인터넷 세상에는 키우는 반려견들의 온갖 귀엽고 활달한 모습들이 넘쳐나지만, 정작 이 수명이 인간보다 짧은 반려견들의 마지막 모습들-병들거나 쇄약 해져서 거동이 불편한 모습들-은 누구나 알고 있는 모습이지만 대중들이 서로 위로해 주거나 공감하며 지켜보는 이미지로는 찾기가 어렵다는 사실입니다. 아마도 이런 모습 속에서 우리가 반려견과 함께하는 목적과 삶의 지향점이 어떤 것들인지 짐작하게 됩니다.
선진국일수록 길거리에서 많은 장애우들을 만날 수 있다고 합니다. 길거리의 안전이라든가 대중교통의 공학적 설계가 장애를 갖은 이들을 배려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불편함 없이 다닐 수 있고, 이런 사람들과 같이 살아가는 일에 대중들도 동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회의 진짜 모습은 어찌 보면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보다는 안 보여 주려는 것, 개인들이 떠안고 사회로부터 격리된 수많은 부조리 속에 숨겨져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늙고 병든 자신의 강아지를 수레에 태우고 공원을 산책하는 아이를 본 적이 있나요? 그런 모습은 우리 사회를 아름답게 정화하는 모습일 것입니다.
에필로그
예원이가 태어나던 해에 입양해 온 은비는 예원이가 4학년이 되던 해부터 거동이 힘들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예원이는 은비를 수레에 태우고 다니며, 은비가 그토록 좋아하던 산책을 늘 같이 했습니다. 예원이의 어린 시절 동안 그 생을 온전히 함께한 은비는 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