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시작하며 세상이 무너지다
첫째 해 부인과 낙관
빈센트 / 아무도 몰랐다 / 우리 아이를 살려주세요 / 정신병원 / 보호병동에 들어가보니 / 어떤 병이지? / 우리 애만 이런가?
둘째 해 먹구름
절규와 총성 / 뭘 잘못해서 이런 병에 걸렸나요? / 이러고도 미치지 않을 수 있을까? / 90년대생 여성 학살 사건 / 황새가 물어 왔나요? / 슬기로운 퇴원 생활
셋째 해 삶의 증발
여신들의 질병 / 신비하고도 신비한 뇌 이야기 / 뇌를 이해하는 한가지 방법: 지리학 / 뇌를 이해하는 또다른 방법: 마음을 만드는 화학물질 / 왜 우리는 정신질환을 잘 모르는가? / 아픈 사람들이 가르쳐준 뇌의 기능 / 다시 병동으로
넷째 해 폭풍 치는 밤바다
천재들 / 폭풍 치는 밤바다 / 일어날 수 있는 가장 나쁜 일: 자살에 대해 말해봅시다 / 세상과 작별하는 때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 / 죽고 싶지는 않은데 자해는 하고 싶어 / 중독인가, 치료인가?
다섯째 해 있는 힘껏 병을 끌어안아보기
상처 입은 위대한 영혼들 / 다시 나의 지붕 아래에 / 가족이 해줄 수 있는 일 / 가족에게 일어날 수 있는 가장 나쁜 일들 / 병원 찾아 3만리 / 어떻게 말을 해야 할까? / 그 약이 맞는 건가? / 경계인 / 조금이라도 삶을 살아내기 쉽게 하려면: 수많은 증상들의 이해 / 전기충격치료를 해주세요
여섯째 해 다시 삶으로
위인은 병을 가지고 있었는가? / 다시 독립 만세! / 아이가 아팠기에 얻은 것 / 부모 서바이벌 가이드
우리는 모두 정신질환자이다 신경 다양성으로 바라보는 세상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 격리의 역사, 잔혹의 역사 / 정신과가 기가 막혀 / 당신에게 줄 돈은 없어―당신은 그냥 죽어 / 살고 싶어요, 일하고 싶어요 / 크리스 록은 왜 뺨을 맞으며 웃고 있었나? / 우리는 모두 정신질환자이다 / 파렴치한, 너무나 파렴치한: 정신질환을 양산하는 사회
맺음말
의사 엄마에게도 혼란스럽기만 했던 딸의 정신질환
7년의 풍파와 노하우가 담긴 정신질환자의 가족으로 살아가는 법
세상이 무너졌다. 온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랐다고 믿어왔던 딸의 팔목에 수없이 그어진 칼자국을 목격하게 된 순간, 저자는 지금껏 살아왔던 세계가 완전히 전복되는 경험을 한다. 부랴부랴 정신건강의학과에 딸을 데려가 상담 및 진찰을 받은 뒤 내려진 진단은 흔히 ‘조울증’이라 알려진 양극성 장애. 감정이 지나치게 들뜨고 고양되면서 과민·망상·충동·흥분 등의 증세가 나타나는 조증과 우울한 기분이 들면서 불안·무기력·절망·비관 등의 정서가 동반되는 울증이 교차하며 반복되는 병으로, 환자의 25퍼센트 이상이 생애 한번 이상 자살을 시도하고 치료받지 않은 환자의 경우 자살률이 비질환자보다 최대 30배나 높은 중증 정신질환이다.
저자는 딸에게 가장 잘 맞는 병원을 찾아다니고, 보호병동에 딸을 입원시키고, 약물 및 전기충격치료 등 다양한 치료법을 시도하고, 공공부조를 받을 수 있도록 장애인 등록을 신청하는 등 딸을 살리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한다. 각종 연구 및 통계자료와 문헌을 직접 뒤져가며 공부하고, 정신질환의 발생 기관인 뇌의 기능과 작동방식을 알아가고, 환자들이 복용하는 약의 성분을 일일이 확인하여 효과를 시험해보며 정신질환과 관련된 지식과 경험을 하루하루 체득해갔다.
딸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을 이해하고자 애써온 지 어느덧 햇수로 7년, 저자가 본인 가족의 사적이고 고통스러운 경험을 공개적으로 나누기로 한 것은 의학 전문 지식에 접근하기 비교적 쉬운 자신에게도 가족의 정신질환에 대처하는 일이 이토록 힘겨운데 다른 정신질환자 가족들은 얼마나 막막하고 까마득한 상황에 처해 있을지 새삼 가슴 저렸기 때문이다. 정신질환을 겪고 있는 가족과 대화하는 방법, 환자의 자해나 자살 시도를 목격했을 때 대처하는 자세, 잘 맞는 병원과 의사를 만나기 위해 고려할 사항, 특정 증상에 효과를 보였던 약제 및 치료법, 환자의 치료와 함께 생계를 이어가야 하는 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