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이야기의 결합, 『삼국유사』
고려 시대에 정식 역사서로 편찬된 『삼국사기』는 정사를 담았고, 일연 스님이 쓴 『삼국유사』에는 민간에 떠도는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삼국유사』는 사람들의 상상력이 가미된 재미있는 옛날이야기이면서, 당대 사람들의 생활과 역사까지 알 수 있는 흥미로운 책입니다.
신라의 연오랑과 세오녀 부부가 일본으로 건너가 왕과 왕비가 된 설화에는 당시 신라와 일본의 관계가 드러납니다. 신라가 일본보다 앞선 기술을 가지고 있었고, 이를 일본에 전파했다는 역사가 반영된 것입니다. 귀신을 쫓는 비형랑 이야기에는 실제 신라의 왕이었던 진지왕과 진평왕이 등장하며, 이 이야기를 통해 당시 사람들이 귀신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렇듯 『삼국유사』에는 역사적인 내용과 더불어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온 다양한 민담도 실려 있어서, 당대 민초들의 삶을 더 가까이서 엿볼 수 있습니다.
우리 역사의 뿌리가 된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은 1권에 이어,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의 두 번째 이야기는 왕과 왕비, 백성까지 아우르는 『삼국유사』 속 다양한 민담을 실었습니다.
특별한 힘을 가진 상상 속 존재들
우리 조상들은 하늘을 신비로운 존재로 여기고 우러러봤습니다. 우리 민담에 등장하는 하늘은 인간을 아끼고, 직접 왕을 점찍고 상벌을 내리며 인간 세상에 관여하기도 합니다. 하늘이 인간 세상을 굽어살피기를 바라는 마음이 드러납니다. 그런 마음에서 하늘의 힘을 가진 옥황상제와 선녀, 도깨비 같은 특별한 존재들이 탄생했습니다.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 2. 연오랑과 세오녀』는 『삼국유사』의 민담 중에서도 특별한 힘을 가진 존재들이 나오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꼽아 실었습니다.
해와 달의 기운을 품은 연오랑과 세오녀 부부부터 도술을 부리고 하늘의 뜻을 이해하는 남쪽 가야국의 김수로왕과 하늘의 계시를 받고 먼 인도에서 온 허황옥 왕후, 귀신과 도깨비와 어울려 노는 귀신의 아들 비형까지. 하늘의 힘을 가진 특별한 존재들의 이야기에는 인간의 힘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