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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유럽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 : 10인의 작가가 말하는 그림책의 힘
저자 최혜진
출판사 은행나무
출판일 2016-10-21
정가 17,000원
ISBN 9788956605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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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관찰하는 시선’ 조엘 졸리베
‘상상을 만드는 질문’ 키티 크라우더
‘공감의 쓸모’ 올리비에 탈레크
‘치유하는 상상’ 클로드 퐁티
‘작은 용기’ 세르주 블로크
‘결점에서 태어난 창의성’ 벵자맹 쇼
‘깊은 심심함’ 에르베 튈레
‘다르게 보기, 오래 보기’ 안 에르보
‘시간 사용법’ 이치카와 사토미
‘자기 믿음’ 베아트리체 알레마냐

자기 믿음, 공감, 결점의 인정, 다르게 또 오래 보기…
작고 평범한 것에서 얻는 상상력의 실마리

어린 시절 생활에 쫓겨 대화 없는 부모님 밑에서 자라 혼자 보낸 시간이 많았다는 『책놀이』의 에르베 튈레는 오히려 그런 심심한 순간에 상상력과 창의성이 폭발한다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때의 불안함을 포용하는 ‘깊은 심심함’을 이야기했으며, 『바람은 보이지 않아』의 안 에르보는 유년시절의 본인이 즐겼고 지금 어린 아들에게도 즐기게 두는 몽상의 시간이 사물에 대한 풍부한 시선을 제공한다며 ‘다르게 보기, 오래 보기’를 제안했다. 우리와 비슷한 문화에서 나고 자란 일본 출신의 이치카와 사토미는 사회가 몰아붙이는 데에 휘말리지 않고 온전히 스스로를 위해 시간을 쓰는 ‘시간 사용법’을 추천한다. 이러한 키워드들은 사물을 보는 시각을 사소하나마 달리하는 것, 스스로 삶의 주인이 되어 다른 사람이 아닌 나 자신의 기준으로 살아가는 태도, 감정이입으로 경계를 뛰어넘는 공감력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의 바탕에는 『조금 부족해도 괜찮아』의 베아트리체 알레마냐가 말하는 ‘자기 믿음’이 필요하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지금 이대로도 괜찮다는 믿음.
인터뷰에서 자연스레 배어나는 작가들의 유년 시절에 대한 고백은 불완전한 우리에게 크나큰 위로를 안긴다. 어린 시절 그림 말고는 잘하는 게 없어서 불행했다던 벵자맹 쇼나 베아트리체 알레마냐의 고백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바등거리는 우리에게 안도감을 선사하며, 어린 시절에 어머니에게 정서적으로 학대당한 클로드 퐁티나 부모님과 소원했던 에르베 튈레의 기발한 작품 세계는 정서적으로 풍요로운 유년기를 보내지 못하더라도 풍부한 감수성과 뛰어난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 무엇보다 사회가 규격화한 삶의 양식을 달성하지 못해 불안해하는 우리에게 스스로 주인이 되어 시간을 폭넓게 쓸 것을 장려하는 이치카와 사토미의 메시지는 큰 울림을 준다.

날카롭고 깊이 있는 질답 너머로 전해지는
그림책 작가들의 따스한 시선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