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1장 나를 부르는 말들
1 나를 양공주라고 불렀다
2 무조건 다문화
3 불법체류자가 아닌 미등록 체류자
4 가짜 난민 아닙니다
2장 이주민 줄 세우기
5 내 비자가 내 처지를 말한다
6 피부색과 출신국으로 달라지는 임금
7 어느 나라에서 왔어요?
8 영어만 잘하면 된다?
3장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는 사회
9 나도 한국에 살고 있어요
10 우리는 살해당하러 오지 않았다
11 죽음의 강을 건넌 네팔 이주노동자
12 재난은 아무도 피할 수 없다
4장 편견으로 그려지는 미디어 속 이주민
13 어서 와, 한국은 처음이지?
14 영화 속 조선족은 범죄자?
15 유튜브에서 방치하는 차별적 콘텐츠
16 언론의 가이드라인은 어디에
5장 차별의 공간에서 사는 사람들
17 비닐하우스가 집인가요
18 공항에 갇힌 사연
19 보호소가 아닌 감옥
20 반말과 고성 대신 서비스를
마치며
주
“인종차별과 성차별이 교차하는 길목에서
새로운 길을 찾고 만들어 온 이야기,
그 여정에 함께한 이주민·난민의 이야기를
따뜻하면서도 분석적인 시선으로 펼쳐 보인다.”
-김지혜(『가족각본』, 『선량한 차별주의자』 저자
1. 20년간의 이주 인권 활동으로 돌아본
한국 사회의 인종, 젠더, 계급 차별 이야기
2000년 안산 외국인노동자센터(현 안산이주민센터 자원봉사를 시작으로 20여 년간 이주 인권 현장을 누비고 있는 정혜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대표이자 (전이주민방송 MWTV(Migrant World TV 대표의 에세이가 출간되었다. 1994년 스물여덟 살에 파키스탄 남성과 결혼해 두 자녀를 둔 저자는 소위 말하는 ‘다문화가정’ 당사자. 그는 남편과 사귄 순간부터 ‘양공주’라는 비난을 들으면서 한국 사회의 성차별과 인종주의를 몸소 경험해 왔다.
1994년 당시에는 결혼 이주 남성에게 한국에 정착해 살 수 있는 비자가 발급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결혼이민비자(F-6가 발급된다. 국제결혼 커플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을 규정하는 말도 혼혈에서 코시안, 온누리를 거쳐 다문화로 바뀌었다. 하지만 남편이 ‘어떻게 한국 여성과 결혼했느냐’는 모욕적인 질문을 받았던 30년 전처럼 ‘피부색에 따른 차별’은 여전하다. 아시아 출신 결혼이민자 가족을 ‘다문화가정’으로, 백인이나 외국인 엘리트와 국제결혼한 가족을 ‘글로벌 패밀리’로 부르면서 계급과 인종에 따라 차별하는 태도도 변하지 않았다. 임금 체불, 저임금과 고강도의 노동, 불법 파견, 직장 변경 제약, 불합리한 퇴직금 제도, 열악한 주거 환경 등이 개선되지 않는 건 이주노동자를 동료 시민이 아니라 그저 값싼 노동력으로 여길 뿐이라는 것도 알 수 있다.
저자는 성과 인종에 대한 구조화된 차별에 대항하는 무기를 얻고자 30대 중반부터 여성학과 문화인류학을 공부했고, 이웃이자 동료인 이주민과 난민의 삶을 개선하려면 법과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고 믿어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활동에도 나섰다. 이 책은 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