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는 분에게
세기적 의열의 광채
사람의 일생 일대는 하나의 완성된 작품이라 본다.
윤봉길(尹奉吉 의사의 일생이 대자연과 수난의 역사가 빚은 피어린 세계적 걸작임을 깨닫게 된 나는 약 20년 전부터 청년 의사의 자취가 남겨진 충남 예산 덕산 일대를 대여섯 차례 샅샅이 현장 답사한 적이 있고, 30인 이상 50인에 이르는 산증인들의 고증과 증언을 토대로 하여 전기 《천추의열(千秋義烈 윤봉길》을 3천여 장으로 정리하여 25년 생애를 나름대로 묘파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 저작으로 만족할 수 없어 윤 의사의 계씨 윤남의(尹南儀 저 《윤봉길 일대기》를 정음사 문고본으로 써 본 일이 있는 데다 박상준(朴商駿 교수의 석사 학위 논문 <윤봉길 의사의 농민 운동 연구> 지도도 맡는 일역을 사양치 않았다. 또 서울 양재동 소재 윤 의사 기념관 개관에 즈음하여 《매헌 충의록》 책자 제작 실무를 맡아본 일이 있다.
그런데 윤 의사의 상해 대의거 6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매헌 윤봉길 평전》이 청와대 김모 대변인의 저술로 모 출판사에서 나오기는 했으나, 물론 제약된 시간 관계이겠지만 다른 사람의 글들을 설익은 채 갈팡질팡 옮겨놓으면서 급기야 구국 선열을 극도로 모독하는 책이 되고 만 격이어서 어떻게 ‘평전’이 될 수 있는지 한 독자로서도 부끄러움부터 앞서기만 한다.
저력있는 출판사 범우사에서 펴내는 이 책으로 말하면 6, 7년 앞서 이미 매헌 장학회의 간청으로 초고가 정리되어 있던 글로 그 동안 모아진 자료를 보태어 다시 쓰는 작업을 서둘렀음을 밝힌다.
어둠 속의 광채로 눈부신 윤봉길 의사요, 실의에 빠져 있을 때마다 원기(元氣를 돋우는 매헌 정신(梅軒精神이며, 되씹어볼수록 의열(義烈의 체온을 뜨겁게 달구는 윤 의사의 행동 문화인가 한다.
비록 25년밖에 안 되는 짧디짧은 윤봉길 의사의 생애이나 수백 년 아니 수천 년을 두고 일월(日月과 그 밝음을 겨룰 일생 일대이고 보면 두고두고 옷깃을 여미며 가다듬어야 할 빈틈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