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동생을 돌보지 않으면?
민율이가 김마녀 가게에서 ‘내 맘대로 고글’을 쓰자, 자신과 노느라 동생을 거들떠보지 않는 엄마, 아빠가 나타납니다. 방에서 소율이의 울음소리가 들려왔지만, 엄마 아빠는 귀찮다고 투덜댑니다. 시간이 흐른 뒤에 소율이에게 가 본 민율이는 깜짝 놀랍니다. 뺨이 눈물 자국으로 얼룩져 있고 옷은 꼬질꼬질하고… 소율이 모습이 엉망진창이었거든요. 민율이는 소율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배가 고팠던 소율이는 민율이가 준 우유를 허겁지겁 먹고는 “오빠 고마워.”라고 말합니다. 부모님이 아기를 돌보지 않는다면 아기는 살아갈 수가 없다는 걸 민율이는 알게 됩니다.
방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났어. 그런데 엄마 아빠가 못 들었나 봐. 계속 웃으면서 게임을 하더라고. 내가 말했어.
“아기가 울어요.”
엄마가 귀찮다는 듯 말했어.
“좀 전에 우유 줬는데 왜 우는지 모르겠네.”
아빠가 아기 방으로 가면서 투덜거렸어.
“민율이는 아기 때 순했는데 소율이는 영 까다롭네.”
엄마가 나를 보면서 속삭이듯 말했어.
“소율이 때문에 우리 예쁜 아들하고 놀지도 못하고. 민율아, 엄마 아빠가 미안해.”
그 말을 들으니 나도 모르게 코가 벌렁벌렁하고 목구멍이 뜨거워졌지. 아빠는 요람에다가 아기를 뉘였어. 우리는 게임을 계속했지. 내가 또 이겼어. 아빠가 물었어.
“민율이 뭐 먹고 싶어?”
“그야 당연히 치킨이지!”
게임에서 이기는 사람이 원하는 걸 먹기로 했거든.
나는 세 가지 맛 치킨을 골랐어. 아빠는 콜라도 시켜 주었어. 나는 배가 터지도록 먹었어. 그런 다음 아빠랑 캐치볼을 하고 들어왔지. 엄마 아빠가 함께 저녁 식사를 준비할 때 나는 슬그머니 아기한테 가 보았어. 아기 뺨이 눈물 자국으로 얼룩져 있고 옷은 꼬질꼬질 했어. 엄마 아빠는 오늘 하루 종일 나만 예뻐하고 나하고만 놀아 주었어. 아기가 태어나기 전처럼 말이야. 그래서인지 아기는 엉망이었어. 반반 피자처럼 내 마음이 반반이었어. 기분 좋기도 하고 아기한테 살짝 미안하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