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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낯선 아르바이트 - 나답게 청소년 소설
저자 이경순
출판사 답게
출판일 2023-12-20
정가 14,000원
ISBN 9788975743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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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1. 마지막 문자
2. 물꽂이 식물
3. 특별한 계획 있니?
4. 낯선 아르바이트
5. 할머니의 라디오
6. 두 번째 아르바이트
7. 눈부시게 빛날 나이
8. 보호 종료
9. 양면성
10. 현관문이 예쁜 집
11. 아저씨
12. 케렌시아
13. 인생 총량의 법칙
14. 선아
15. 삶은 그렇게 계속된다
책 속에서

투명한 유리병에 담긴 식물이 하얀 뿌리 몇 가닥을 내린 채 떠 있는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니 가슴이 아릿해 왔다.
발이 닿지 않아 허공에 떠 있는 식물은 격랑 속에 떠 있는 배만큼이나 불안정해 보였다. 여린 바람에도 안간힘 쓰며 버티고 떠 있을 거였다. 여느 식물들처럼 땅속에 뿌리를 두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럼 비바람에도 밑동에 힘을 준 채 세상을 향해 꿋꿋이 서 있을 텐데. 뿌리로 꽉 움켜쥘 든든한 흙이 있으니까.

‘그리움이 병이 된 거 같아요.’
아줌마의 그 말이 가슴 속에 들러붙어 마음을 헤집었다.
늘 함께하던 사람이 없는 자리에서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잠을 자고, 혼자 눈떠야 하는 그 지옥을 나는 안다. 그리움, 슬픔이 깊어지면 일상의 모든 욕구가 사라진다. 먹고 싶은 욕구도, 뭔가를 하고 싶은 욕구도. 작년 여름, 할머니가 교통사고로 갑자기 돌아가셨을 때 딱 그랬다. 나를 지탱하고 있던 바닥이 모두 꺼져 내린 기분이었다. 아무도 없는 텅 빈 세상에 혼자 남겨진 기분이었다. 일상의 모든 것들이 무의미해졌다.

“내가 살아보니까 인생은 고민의 연속이더라. 한 가지 문제를 해결하면 금방 또 다른 문제가 생기지… 그런데도 우리는 당장 그 문제만 해결하면 앞으로 행복만 있을 것처럼… 온 힘을 다해 거기에 매달리지. 그런데 아니거든… 살아 있는 한 새로운 문제, 새로운 고민은 계속 나와… 그래서 수없이 많은 기쁨 행복이 있어도… 그 문제, 그 고민에만 집중하며 우울해하지.”
- <본문> 중에서

고민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고민을 통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고,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런 시간을 통해 우리는 성장하고 더 단단해진다.
다만 오롯이 고민에만 집중하며 우울해하진 않기를 바란다. 고민에만 함몰되어 내가 가진 기쁨과 행복은 외면한 채 어둠의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기를 바란다.
이런 바람을 이 책 ‘낯선 아르바이트’에 담았다.
오늘도 자기 몫의 고민으로 힘겨워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