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사랑에 아파 본 적 있나요?
사랑에 버려진 여자, 이서연.
사랑에 도망친 남자, 강지혁.
봄이 오는 날, 마주하다.
소소함이 호감이 되고, 호감이 사랑이 되고,
두 사람에게도 봄이 오고 있었다.
“나랑 결혼할래요?”
그의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고 스파게티 면을 돌돌 말면서 불쑥 내뱉었다.
‘아무것도 묻지 않고 손수건을 빌려주는 남자라면 같이 살 수 있지 않을까.’
순간 들었던 생각이 이렇게 말이 되어서 나와 버렸다. 그의 시선이 자신에게 쏟아지는 게 느껴졌지만 고집스레 고개를 들지 않았다.
“싫습니다.”
잠깐의 침묵 후, 지혁은 거침없이 대답했다. 애써 무심하게 말한 자신처럼 그도 꽤 쿨하게 대답했다. 서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받아들였다. 그건 그의 마음이니까.
“네.”
선선한 대답. 지혁도 스파게티 면만 열심히 말고 있었다. 이미 식욕은 잃어버린 지 오래였다. 결혼하자는 말보다 더 황당한 대답, 그 대답에 지혁도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