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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갑골문자 : 중국의 시간을 찾아서 - 걸작 논픽션 27
저자 피터 헤슬러
출판사 글항아리
출판일 2023-12-06
정가 36,000원
ISBN 97911690907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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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1부
유물 A: 지하 도시
1장 중개인
유물 B: 문자의 세계
2장 미국의 소리
3장 끊어진 다리
유물 C: 성벽
4장 하루아침에 생겨난 도시

2부
5장 전분
6장 할리우드
유물 D: 거북의 소리
7장 밤에는 외롭지 않다
8장 이민
9장 쓰허위안
유물 E: 청동 두상
10장 기념일
11장 쓰촨인

3부
유물 F: 책
12장 정치 망명
유물 G: 금 가지 않은 뼈
13장 올림픽대회
14장 모래
유물 H: 글자
15장 번역
16장 국기
17장 비디오 가게용 비디오
유물 I: 말
18장 혼돈의 서부영화
19장 선거

4부
20장 차이나타운
유물 J: 비판
21장 국빈 방문
유물 K: 잃어버린 알파벳
22장 전성기를 캡슐화하다
유물 L: 잘못 베낀 글자
23장 패튼 장군의 무덤
유물 Z: 팔린 글자
24장 차

출처
감사의 말
찾아보기
역사적 사건들은 호수에 던진 돌과 같다. 큰 소리와 함께 파문이 번지지만 호수의 바닥에 내려간 돌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진흙에 깊이 파묻히고 수면은 다시 잔잔해진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현대화는 극적일 정도로 가파르게 진행되었고, 많은 것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가 가라앉았다. 1990년대의 선전 특구, 2000년대의 상하이, 2008년 베이징의 올림픽 개최로 이어진 현대적 중국의 탄생은 그 변화의 역정만큼이나 깊고 넓은 호수를 만들어냈다. 현대화의 충격이 그것을 겪어낸 인간의 내면에 내놓은 크레이터라고 할까. 바닥에 가라앉아 있는 변화의 잔해들은, 아직 바닥까지는 파고들지 못하고 볕이 좋은 날엔 일렁이는 물결 사이로 그 천연색의 몸을 보여주며, 지켜보는 이들로 하여금 그것을 발굴하고픈 욕구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호수에 던져지는 돌들을 하나하나 바라본 이가 있다면, 그리고 틈날 때마다 어부 한 명을 고용해 호수 중앙으로 나아가 그 밑바닥을 내려다보고, 서로 뒤섞인 채 덮여가는 누적된 시간의 텍스처를 한 결 한 결 만져본 사람이 있다면, 『갑골문자: 중국의 시간을 찾아서Oracle Bones: A Journey Between China’s Past and Present』를 쓴 피터 헤슬러가 바로 그런 인물일 것이다.
이 책의 원제는 오라클 본Oracle Bones, 우리말로 갑골문자다. 갑골문甲骨文은 중국 상商나라 은허 유적에서 발굴된 고대의 문자다. 자연이나 인간의 행위를 본떠서 만든 이 상형문자는 왕이 점치는 과정을 기록한 은허복사殷墟卜辭로 남아 우리에게 고대 세계의 일부를 전해준다. 햇볕에 드러난 문자는 현대인에게 암호와도 같아, 그것을 해독하는 작업을 거쳐야 그 속의 의미가 오롯하게 떠오른다. 중국의 시간도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서양, 그것도 미국인 기자의 눈에 중국 사회는 해독하기 쉽지 않은 텍스트였을 것이다. 현대 중국을 다룬 이 책의 제목이 갑골문이 된 이유는 그 해석 행위의 유사함을 충동적으로 붙잡은 결과일 수도 있을 것이다. 책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