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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사랑에 따라온 의혹들 - 앳(at 시리즈 3
저자 신성아
출판사 마티
출판일 2023-12-15
정가 16,000원
ISBN 9791190853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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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막: 6월 3일

1막: 타고난다는 오해
다 내 탓인가 봐 ― 긴 밤 ― 공감과 이해 ― 날 닮아도 너답게 ― 이런 엄마도 있다, 많다 ― 아이의 힘 ― 모성이 아니라 의리입니다

2막: 돈 버는 여성
밀려나다 ― 병원도, 집도 싫다 ― 일하는 여성 ― 이러다 한국은 망할 거야 ― 누울 자리 봐 가며 야망을 가져라

3막: 가족 내 정치
나의 적은 가부장제가 아니라 키치예요 ― 돌봄은 어떻게 비극이 되는가 ― 나의 경우 ― 문제는 차이에 있지 않다 ― 인정투쟁 연대기 ― 타협은 패배가 아니다

4막: 눈에 보이는 구원
위험한 가계 ― 돌보는 마음 ― 이제는 대답이 필요해 ― 너무 빤히 보지 마세요 ― 현수네 둥근달 ― 혼자보단 둘, 둘보단 셋 ― 노년의 노동

5막: 의학의 태도
어린이의 행복 ― 약과 독 ― 공부도 잘하고, 인성도 좋으려면 ― 병명: 암, 치료법: 없음 ― 병원이라는 곳 ― 응급실에서 묻다

문을 열며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그것은 의리

업무 도중 다급히 빠져나온 그녀는 결국 회사로 복귀하지 못했다. 아이가 중병인데 엄마의 출근은 거론할 문제가 아니었다. 아이는 엄마에게 매달렸고 남편은 아내의 역할을 묻지 않았고 가족도 회사도 엄마의 간호를 격려했다. 1막에서 저자는 ‘모성’에 대해 묻는다. 모성은 천부적 재능인가? 모성이 남녀 구별 없이 옥시토신과 프로락틴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호르몬 반응이라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지 오래임에도 불구하고 모성 신화가 굳건한 이유는 모성이 돌봄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모성 신화는 여성에게 손쉽게 희생을 강요하는 동시에, 각 여성의 삶이 지닌 복잡하고 특별한 경험을 일거에 삭제한다. 저마다 다른 엄마들의 삶을 워킹맘과 전업맘으로 양분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은 지독히 안일하고 편협하다”(55쪽고 말하며, 작은 침상에서 온종일 한 몸처럼 붙어 고통을 함께하며 아이와 자신이 공유하는 사랑이 모성에 기반한 것이 아님을 깨닫는다. “결국 사랑은 내가 아닌 누군가의 필요를 내 필요보다 중요시하는 것이다. 나보다 그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바로 사랑이라고. 그리고 사랑의 이러한 속성이 바로 컴패션(compassion의 토대일 것이다. compassion, 흔히 하듯 연민이나 동정이라고 번역하기에는 무척 아쉬운 이 단어는 문자 그대로 누군가의 고통(passion을 함께 한다(com는 뜻이다. 대가 없는 간병, 조건 없는 돌봄이 바로 compassion의 이데아이자 눈에 보이는 실재다. 그리고 누군가를 통해 이 compassion을 한번 경험한 이는 인생을 살면서 다른 이에게 다시 그것을 되돌려주게 된다. 그렇게 마음을 다해 사랑하는 법, 누군가를 돌보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62쪽 저자는, 자신의 돌봄이 모성에서 발현된 일방향이 아닌 상호호혜적인 사랑에 기반한다고 말하며 “내가 아이에게 받은 과분한 사랑, 계산 없이 돌격하는 순정에 나는 내 시간과 자유를 기꺼이 희생한다. 여기에 굳이 이름을 붙이라면 의리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