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을 빼앗으려는 자와 지키려는 자! 꼭 알아야 할 우리의 통신 역사
1902년 일반 전화기 덕률풍 보급을 앞둔 시절. 연기로 급보를 전하는 봉수대가 폐지되고 전화소가 설치되기 시작했다. 통신기사 양성 기관인 전무학당에서 공부하는 통신 보이 강식이는 장래 희망이 통신기사다. 전신대를 설치하는 통신기사인 아버지처럼 백성의 발이 되어 줄 통신 기술을 배워 나라의 역군이 되고 싶다. 그러던 어느 날 돌연 아버지가 일본 병사에게 체포되고 만다. 전신대를 쓰러뜨려 사람을 다치게 했다는 누명을 쓴 것. 이 모두가 조선의 통신권을 장악하기 위한 친일 경무사의 계략이었다.
강식은 아버지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사라진 전신대를 찾아 나선다. 전신대에는 강식이가 ‘나는 할 수 있다.’라는 자신의 다짐을 새겨 두었기에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터였다. 강식이는 인왕산에 숨겨둔 전봇대를 찾아 아버지의 누명을 벗고자 하지만, 최악의 국면에 맞닥뜨린다. 일본이 조선 정부 몰래 군용 전신권을 개설하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었던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가까이 지내며 믿었던 이들이 일제의 앞잡이가 되어 나라를 저버리는 극악한 상황이 이어지는데…….
암울한 현실을 신념과 용기로 바꾼 소년, 세상에 뛰어들다
스마트폰, 스마트쇼핑, 디지털 미디어를 가능케 한 통신은 지금 우리에겐 매우 익숙한 기술이지만 백 년 이상의 통신 역사를 살펴보면 지난한 과정과 노력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조선 말기, 당시 백성들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우체, 전신, 전화 등 통신 정책의 도입은 역사적 수순이었다. 비록 일제의 침략으로 통신 주권에 대한 열망은 수포로 돌아갔지만 역사의 비극을 감당하며 이를 지키려 했던 사람들의 노력은 계속되었다.
비극적인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통신 주권을 지키려 고군분투하는 소년의 이야기가 깊은 울림을 주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아버지도, 삼촌도, 친구도 잃게 된 소년을 지탱하게 한 것은 의지와 용기였다. 식민지 소년에게 의지와 용기를 잃는 것은 모든 것을 잃은 것이나 마찬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