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란 과연 무엇인가?
거대한 질문에 맞서 세계적인 거장 위화가
휴머니즘과 해학으로 써 내려간 대답
위화는 등단 이후 지난 40년간 줄곧 거대한 질문과 정면으로 부딪혀왔다. 작가로서 그의 포부는 1900년대 격동했던 20세기 중국의 100년사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우리가 어디서부터 왔는지를 반추하고, 또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그려보는 것이었다. 20세기 초반을 다룬 《원청》, 20세기 후반을 다룬 《형제》, 그리고 20세기 중반을 배경으로 한 《인생》과 《허삼관 매혈기》를 위화의 ‘중국 20세기 4부작’이라 묶을 수 있다. 그중 시기상 가운데 속하는 《인생》과 《허삼관 매혈기》가 위화의 대표작으로 뽑히는 이유는 위화가 몸소 그 시기를 통과했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인생》과 《허삼관 매혈기》는 굴곡진 역사 위에 선 위화가 인생이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 직접 숙고해 내놓은 대답이다.
《인생》은 위화의 대표작일 뿐만 아니라 중국 현대문학의 대표작인 걸작으로 손꼽힌다. 반세기를 맞은 1949년, 마오쩌둥이 중화인민공화국 수립을 공식 선언하며 중국의 역사는 격변한다. 《인생》은 바로 그 이후 1950년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단숨에 몰락한 지주 ‘푸구이’의 기구한 인생을 통해 혁명기의 잔인한 사회적 풍파와, 그러한 견딜 수 없이 절망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고 이어나가는 인간의 숭고한 발자취를 담아내었다. 깊이 좌절한 이의 마음속에 결코 꺼지지 않을 희망을 심어주는 이야기다. 위화를 대표하는 키워드인 ‘휴머니즘’의 정수를 확인할 수 있다. 《인생》은 중국 국어 교과서에도 수록되었으며, 셀 수 없이 많이 유포된 해적판을 제외하고도 2천 만 부 이상 판매되었다.
《허삼관 매혈기》는 비슷한 시기를 배경으로 삼고 있지만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허삼관 매혈기》에서 휴머니즘만큼 강조되는 것은 위화 특유의 ‘해학’이다. 목숨과도 같은 피를 팔아서라도 가족을 지탱하는 ‘허삼관’의 가난한 삶을 통해 가족 간 지난한 사랑을 따뜻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