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이야기의 가치를 담은 이야기
‘옛날, 옛날에’ 하면서 시작하는 이야기 치고 재미없는 경우를 별로 못 본 것 같다. 오랜 세월에 걸쳐 전해지는 동안 재미있고 의미 있는 뼈대만 살아남았기 때문일까. 어떤 부분은 걸러지기도 하고 어떤 부분은 듣는 사람이 생각하고 느끼는 바가 덧붙여지기도 하는데, 그러면서 수많은 사람들의 경험과 철학이 녹아들기에 오래 끓인 곰탕처럼 진국이라 할 수 있겠다. 또한 옛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인물과 사건들은 저마다 지닌 개성을 뽐내며 인간 내면의 다양한 모습을 비추고, 문제를 드러낸다. 그리고 어떤 역경이 닥치더라도 꿋꿋하게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며 읽는 이들의 가슴속에 희망을 심어 준다.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엉덩이》는 옛 사람들이 살아가던 모습을 담고 있고, 다섯 명의 주인공들이 역경을 헤쳐 가는 과정에서 해학과 희망을 보여 주는 등 옛이야기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온 이야기는 아니므로 엄연히 따지면 옛이야기는 아니다. 그렇더라도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거울처럼 비추며, 어린이가 스스로 삶의 의미를 발견하도록 도와주는 이야기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나아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구비문학처럼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 힘을 발휘해 주면 좋겠다. 더불어 다양한 이본이 존재하는 구비문학을 닮아 시작은 같았어도 전개와 결말이 아예 다른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엉덩이》가 자꾸자꾸 만들어지는 재미난 상상도 해 본다.
가장 나답게 살아가는 아이들
삼신할머니가 고백했듯이 이 책에 등장하는 다섯 아이들은 하나같이 조금 특별하다. 사실 말이 조금이지 보통 사람들과 여간 다른 게 아니다. 코딱지가 산처럼 쌓일 정도로 파 대는 아이, 게으르고 느려서 엉덩이가 아주 묵직한 아이, 깜박깜박 건망증 때문에 하루가 고달픈 아이 등 평범함과는 거리가 먼 아이들이다. 물론 다섯 아이들의 특성은 선뜻 장점이라고 말하기 어려울뿐더러 단점에 가깝긴 하다. 그런데 단점을 지녔다고 해서 단점만을 부각시키며 냉혹한 시선으로 바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