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의 의미를 다시 되새기게 하는 그림책
살아가면서 억울하거나 속상한 일이 생기는 것은 일상다반사입니다. 안이나 안의 부모와 같은 상황을 우리도 종종 마주치면서 살아가지요. 슬픔과 분노에 빠져 있으면 그 감정은 마치 눈덩이처럼 점점 커져만 갑니다. 부정적인 감정 속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이런 감정이 지속되거나 반복되면 우리는 알게 모르게 상처를 받게 됩니다.
고된 하루를 보내고 돌아온 안의 부모는 어지러운 집 안을 보고 안에게 화를 냅니다. 안은 아이이면서도 가족을 위해 집안일도 하고 식사도 준비하는 기특한 아이입니다. 하지만 더위를 피해 낮잠을 잔 것이 부모에게는 게으름으로 비쳤겠지요. 꾸중을 들은 안은 속상하고 억울한 마음에 숲으로 뛰쳐나갑니다. 겁은 나지만, 자신을 몰라준 엄마 아빠가 후회하길 바라는 마음으로요. 안의 이런 마음을 들어주고 위로한 것은 원숭이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가만 보면 원숭이들이 특별한 방법으로 안을 위로한 것은 아닙니다. 그저 안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런, 이런….”, “아이고, 저런.” 하며 공감해 준 것이 전부입니다. 원숭이들에게 자기의 이야기를 털어놓던 안은 자신이 그렇게 불쌍한 아이는 아니라는 걸 깨닫습니다. 아마도 엄마, 아빠의 마음을 이미 이해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엄마, 아빠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사실도요. 집으로 돌아간 안을 맞이하는 엄마의 따뜻한 포옹과 아빠의 정성 어린 저녁 식사가 이런 사실을 말해줍니다.
다만 우리가 이런 상황에 부딪혔을 때 슬픔이 깊어져 상처로 남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럴 때 ‘공감’만 한 치료제는 없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 “너의 마음이 그렇구나.”, “네 생각이 맞아.”라고 공감만 해주어도 우리는 슬픔과 아픔에서 조금 더 빨리 벗어날 수 있습니다. 작가의 바람처럼 백만 마리 원숭이가, 이 그림책이 공감과 위로의 존재가 되어주면 좋겠습니다.
감정에 직면하고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용기
불쑥불쑥 화가 날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많은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