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현재만 살고 오직 현재만을 잃는다”
: 아무렇게나 생각하고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자로 살지 않기 위하여
수십 년 동안 스토아철학과 『명상록』을 연구해온 피에르 아도는 『명상록 수업』에서 철인 황제가 오로지 선하고 정의로운 삶의 지침과 이를 위한 자기 수련으로서, 스토아철학의 전통 아래에서 『명상록』을 썼음을 체계적으로 밝히고 있다. 자기계발을 위한 아포리즘적 명언집과는 오히려 무관하다. 『명상록』은 도덕적으로 선한 삶을 살기 위해 선악을 명확히 구분하는 스토아적 논리 체계를 따르고 그 규율을 준수하기 위한 치열한 공부의 기록이다. 피에르 아도가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철학자로서의 면모를 탐구하면서 그에게 깊은 영향을 끼친 철학자들, 특히 스승 에픽테토스의 가르침을 중심으로 『명상록』의 철학적 계보를 상세히 펼쳐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우렐리우스가 인간의 영혼을 불가침한 자유의 영역으로 보는 이유 또한 세상의 온갖 악덕과 고통에도 인간은 결국 자신의 의지로서 선한 판단과 행동을 행할 수 있다는 스토아적 신념에 기인한다. 독단적이고 유아적인 욕망과는 전혀 관련 없다. 오히려 그 반대다. 현재에 대한 강조도 자신의 쾌락을 위한 것이 아니다. 고통스러운 과거에 대한 기억, 미래에 대한 불안이 현재를, 지금 이 순간의 올바른(정념의 편견에서 벗어난 판단을 잠식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과거는 이제 나와 상관없고, 미래는 아직 나와 상관없다.”(본문 161쪽 따라서 『명상록』은 오직 철학자로서 철학자답게, 즉 인간답게 살기 위한 사유와 실천의 결과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명상록』을 쓰면서 스토아주의 정신 수련을 했다. 다시 말해 그는 자기 자신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서 글쓰기라는 하나의 기술, 하나의 방법을 썼다. 내적 담론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스토아주의의 도그마와 삶의 규칙을 명상한 것이다. 그날그날의 글쓰기 수련은 언제나 새롭게 다시 해야 한다. 진정한 철학자는 아직 자신이 진정한 지혜에 도달하지 못했음을 아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_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