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의 말: 할머니에게, 전쟁 _이길보라(작가, 영화감독
들어가며
여성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해석하고 기록한다는 것
1장 여성과 남성, 사적 경험과 공적 기록의 경계
아무도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지 않았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사회의 타자로 살아야 했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그녀에게 국가는 없었다
그리고 이들은 침묵을 강요받았다
2장 여성주의 역사 쓰기, 함께 기억하기
여성 빨치산, 이미지와 실체 사이
여자, 끝나지 않은 싸움
엄마의 기억 딸의 기록
생의 회귀점, 어머니의 몸 어머니의 말
3장 베트남, 전쟁·여성·기억
거실과 부엌의 경계에 선 여자들에게 말 걸기
떠난 이의 몸, 남은 이의 전쟁
잊혀지지 않은 여전사
여자가 보이지 않는 기억의 전쟁
초대받지 못한 이야기
나오며
나를 비롯한 또 다른 ‘사’들에게_이슬아(작가, 일간이슬아 발행인
지금, 그녀들의 이야기에 주목해야 할 이유
전쟁은 아주 특별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이례적인 사건이 아니다. 우리 일상에서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 가부장적 질서의 구조적인 폭력 안에서 싹튼다. 전쟁이 선포된 바 없어도 여성들은 가까운 남성들에게 폭력을 당하고, 밤늦은 시간에 택시를 타고 가다 성폭행을 당한다. 여성을 가두는 공포, 그것은 보이지 않기에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나 있기에 대항하기 어렵다.
전쟁이 아닌 시기에 구조적으로 형성되어 성별화된 폭력은 전시에는 합법적으로 장려된다. 같은 나라 여성에게 향했던 폭력이 다른 나라 여성으로 옮겨간 것일 뿐, 여성이 대상이라는 점은 같다. 이렇듯 각각 다르게 보이는 경험이 어떻게 성차별 의식을 만들어내고 구조화되어 억압으로 작동하는지 저자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통해 드러낸다.
일상의 폭력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여성에 대한 성차별 의식을 바꾸어낼 때만이 전쟁 중, 아니 지금도 일상적으로 행해지는 여성에 대한 폭력의 구조에 균열을 낼 수 있다.
우리에게 전쟁
여성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해석하고 기록한다는 것
기억은 계급과 성별, 지위에 따라 다르게 구성된다. 그리고 다른 현실을 만들어낸다. 특히 전쟁과 관련한 기록에서‘여성의 목소리‘는 없었다. 언론은 국제정치적 역학관계나 전쟁을 수행하는 남성들만 이야기했을 뿐, 아무도 그녀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지 않았다. 듣더라도 사적인 기억으로 치부했다.
여성이 전투.간호.노동 등 모든 분야에 참여했는데도 전쟁이 남성의 영역으로만 여긴 이유는 무엇일까? 여성의 경험과 기억을 공식적인 역사에서 제외하거나, 은폐하거나, 삭제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전쟁이 개개인의 삶에서 어떻게 의미화되었는지, 그 과정을 들여다봄으로써 일상에서 폭력이 용인될 때 전쟁 같은 비일상적 시공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말한다. 가부장제와 군사문화가 결합한 성차별 의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