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도 본 적 없는 아빠를 찾는 여정
엄마가 연락도 안 되는 오지로 긴 여행을 가 버리는 바람에, 모이든은 초등학교 졸업을 한 학기 앞두고 엄마 모수림이 나고 자란 할머니 댁에서 지내게 된다. 하나밖에 없는 딸을 상의도 없이 할머니 집에 두고 간 엄마에게 원망의 마음이 드는 것도 잠시, 이든은 이 기회에 한 번도 본 적 없는 아빠를 찾아 초등학교 졸업식에 초대하기로 마음먹는다.
아빠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해 어릴 적 엄마의 물건들을 뒤져 보던 이든은 책상 서랍 속에 있던 엄마의 일기장에서 보물 상자가 찍힌 즉석 사진을 발견한다. 사진 앞뒤에 적힌 수수께끼 같은 문구로 미루어 보아 보물 상자 안에 강력한 힌트가 들어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지만, 도무지 보물 상자를 어디에서 찾아야 할지 막막하기만 한데….
이든은, 졸업식에 아빠를 초대할 수 있을까?
‘내 사랑 미스터 블랙에게 보내는 편지? 어, 내 사랑? 엄마의 사랑이라고?’
눈에 불을 켜고 편지를 찾았다. 문구 아래 무언가 뜯긴 흔적이 보였다. 여기에 엄마의 편지가 붙어 있었을 거다.
‘그래, 비밀 편지를 봉인하다!’
사진 뒷면에 적힌 문구에 의하면 엄마의 편지는 바로 보물 상자에 있을 거다. 소름이 쫙 돋았다.
-본문 18쪽 중에서
현재와 과거의 교차 시점이 불러 오는 신선한 재미와 감동
이 책은 현재와 과거 시점이 장마다 교차하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현재 시점에서는 재건축을 앞둔 둔촌주공아파트를 배경으로 이든이 보물 상자를 찾는 이야기가, 과거 시점에서는 단짝 친구와의 우정과 불현듯 찾아온 첫사랑 사이에서 성장통을 겪는 열세 살 수림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딸이 열세 살 엄마가 남긴 흔적을 퍼즐 조각 맞추듯 추리하는 과정이 팽팽한 긴장감 속에 펼쳐지는 가운데, 잡지 〈뿌리 깊은 나무〉, 당시 베스트셀러였던 《사랑의 기술》, 서태지의 명곡 〈발해를 꿈꾸며〉 등 그 시절의 풍경들이 지금은 다 커 버린 어른들의 잊고 있던 기억을 소환하며 신선한 재미와 감동을 더해 준다. 또한 1999